최후의 불꽃일까[임용한의 전쟁사]〈389〉

6 days ago 4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쉽지 않겠지만 올해는 끝날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이제 올해도 두 달밖에 남지 않았다. 러시아는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시간을 끌면서, 최고 수위의 공세로 가능한 한 많은 점령지를 확보하려는 속셈이다. 그러나 공세가 기대만큼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북한군과 쿠바 용병까지 투입하는 등 병력 자원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덤핑 판매에 의존해 버티는 재정 역시 한계에 다다른 듯하다.

그럼에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여전히 희망을 본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은 ‘세계의 경찰’ 역할을 포기하겠다고 선언했지만, 미국의 협상력은 여전히 군사력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특히 베네수엘라 등지에서 무력 개입에 나설 가능성까지 커지며, 세계 곳곳에서 갈등은 오히려 확대되고 있다.

러시아로서 더 희망적인 요소는 유럽 내부의 균열이다. 재무장과 우크라이나 지원으로 늘어난 군사비가 독일과 프랑스 등 주요 국가들에서 이미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을 사실상 중단해 이제는 유럽의 지구력이 러시아보다 먼저 한계에 이르고 있다. 급기야 트럼프가 푸틴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모두에게 고함만 지르면서 전황은 점점 벼랑 끝으로 치닫고 있다.

전쟁 초기에 조심스럽게 예측했듯 대부분의 전쟁은 결국 파국 직전까지 내몰리는 경우가 많다. 애초 합리적 타협이 불가능해서 시작된 것이 전쟁이기 때문이다. 피와 죽음, 원한이 쌓여만 가는 상황에서 이성적인 타협을 이끌어내기란 더욱 어렵다. 지금의 미국이 그런 여건을 마련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그러나 현 상황에서 미국의 강력한 개입 없이 휴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설령 휴전이 이뤄진다 해도, 푸틴의 권력이 유지되는 한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전운과 군비 경쟁은 지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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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용한 역사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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