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UAE)가 구상하는 세계 최대 규모 데이터센터 건설에 오픈AI가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인공지능(AI) 인프라 확충 프로젝트 ‘스타게이트’를 주도하는 오픈AI가 미국과 중동 국가 간 외교 카드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16일 블룸버그통신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오픈AI가 전날 미국 정부가 발표한 5기가와트(GW) 용량의 데이터센터 건설 프로젝트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데이터센터는 여의도의 네 배에 달하는 약 26㎢ 면적에 원전 5기 전력 생산량과 맞먹는 수준의 에너지를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세계 각국에 건설이 완료됐거나 건설 계획이 발표된 데이터센터 중 가장 큰 규모다. 보도에 따르면 오픈AI는 오라클과 함께 건설 자금을 지원하고, 전체 5GW 용량 중 일부를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참여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의 일환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오픈AI는 7일 “미국 정부와 함께 전 세계에서 민주적인 AI 기반을 구축하고자 하는 국가들을 지원하겠다”며 ‘오픈AI 포 컨트리’ 이니셔티브를 발표하고,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범위를 미국의 우방국까지 확대했다. 각국의 AI 인프라 확충을 지원해 중국이 이들 국가와 AI 분야 협력을 하지 못하도록 막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UAE는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부터 미국산 첨단 AI 칩이 중국으로 전용되는 우회로로 지목돼왔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에 UAE로부터 미국 기술 전용 방지와 2000억달러(약 280조원) 규모 투자를 약속받고 수출 제한 조치를 풀었다.
AI 시장 영향력 확대를 꾀하는 오픈AI는 트럼프 행정부 정책에 적극 발맞추는 동시에 빅테크와의 경쟁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오픈AI는 이날 코딩에 특화한 AI 에이전트(비서) ‘코덱스’를 일부 개발자에게 공개했다. 자사 추론 모델 ‘o3’를 기반으로 작동하는 코덱스는 코드 작성, 버그 수정, 검사 실행 등 여러 작업을 동시에 수행해 개발자의 업무 시간을 대폭 단축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실리콘밸리=송영찬 특파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