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자명 유덕규 기자
- 입력 2025.04.25 18:03
- 수정 2025.04.25 18:04
민간 중심의 ‘인공지능민간특별위원회’ 공식 출범
국내 1세대 AI연구자 김진형 KAIST 명예교수 위원장 취임
“인공지능(AI) 경쟁의 승자는 그것을 누가 만들었느냐가 아니라, 누가 가장 잘 쓰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국내 1세대 AI 연구자인 김진형 인공지능민간특별위원회 위원장의 말이다. 그는 25일 서울 LW컨벤션센터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인공지능민간특별위원회’ 발대식 환영사에서 지금 AI 산업에서 중요한 것은 기술보단 활용력과 사회적 수용력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AI는 단순한 기술 진보를 넘어서 산업, 사회, 일상 전반을 바꾸는 핵심 기술”이라며 “더 이상 전문가나 대기업의 전유물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는 우리 모두가 이 기술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활용의 차이가 곧 국가 경쟁력의 차이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는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을 비롯해 교육부, 문화체육관광부, 특허청, 산림청 등 정책 관계자와 학계, 산업계, 시민사회 등 다양한 관계자가 참여했다. 김 위원장은 이 점을 언급하며 “이 자리에 함께해 주신 모든 분들의 존재만으로도 우리는 AI 미래를 함께 열어갈 준비가 돼 있다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생각을 자동화하고, 지능을 알고리즘화하는 AI는 이제 그림을 그리고 음악을 창작하며, 인류가 축적한 지식을 학습한 ‘전지전능한 개인 비서’로 우리 곁에 다가와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출범한 인공지능민간특별위원회는 민간 주도로 구성돼 정부와 협력하는 새로운 거버넌스를 지향한다. 김 위원장은 “AI를 ‘모두를 위한 AI’, ‘사람 중심의 AI’로 만들기 위해 정부, 민간, 시민사회가 함께하는 구조가 필요하다”며 한국정책학회와의 협력 아래 기술뿐 아니라 제도와 사회적 관점이 결합한 실행력 있는 정책 개발을 약속했다. 이를 위해 위원회는 △기술이 아닌 사회적 자산으로써 AI 활용 정책 개발△민간의 창의성과 경험이 정책으로 이어지도록 다리 역할 △모두가 함께하는 AI 사회 구축에 앞서 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AI가 해결해야 할 과제로 기후 위기, 감염병, 에너지 전환, 식량안보 같은 글로벌 문제와 교육격차, 고령화, 청년 실업, 지역 불균형 등 국내 사회 구조적 문제를 꼽았다. “이제 우리는 어떤 문제든 ‘AI로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를 항상 질문해야 하는 시점에 와 있다”고 말했다.
산업 현장에서의 활용도 강조했다. “기업은 AI로 생산성을 높이고 더 사랑받는 제품을 만들 수 있으며, 교육에선 학생 개개인에게 맞춘 피드백이 가능하다”며 “의료에서는 진단의 정확도를 높이고 사각지대를 줄일 수 있으며, 농업에서는 병충해 예측, 산불 조기 감지 등에도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AI는 국가 운영에도 활용 가능하다고 보았다. “공공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법정에서 판단의 속도와 공정성을 높이는 등 국민 권익 증진에도 AI가 기여할 수 있다”며 “누구나 AI로 가치를 창출할 수 있고, 그래야만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하지만 그는 AI의 이면도 짚었다. “AI는 양면의 칼”이라며 “정보 편향, 가짜 정보 확산, 탈숙련화로 인한 일자리 문제 등 새로운 사회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기술의 발전이 이익만을 추구하지 않도록, 사회적 지속 가능성을 고려한 책임 있는 기술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김 위원장은 “AI 도입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정부와 기업만이 아니라 학계, 시민사회, 국민 모두의 책임임을 환기했다. 그는 “우리는 선언이 아닌 실행을 이야기하려 한다”며 “민간이 앞장서고 정부가 협력하는 새로운 AI 거버넌스를 시작하자”고 환영사를 마무리했다.
이날 출범한 인공지능민간특별위원회는 AI 주체를 국민에 두고, 민간 중심 실행 전략을 마련하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정부 주도의 선언적 전략에서 벗어나, 민간이 주도하는 실질적 AI 거버넌스 체계 구축을 목표로 한다. 이석환 차기 한국정책학회 회장(국민대 행정학과 교수)과 정보통신부(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방송통신위원회) 제1호 변호사인 이상직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 인공지능 전문기자인 김동원 THE AI 기자 등 민간 전문가들의 제안에서 출발했다. 초대 위원장으로는 김진형 KAIST 명예교수, 부위원장으로 황민수 THE AI 대표가 취임했다.
김진형 위원장은 국내 1세대 소프트웨어(SW) 개발자이자 AI 연구 선구자다. 미국 UCLA에서 AI를 처음 접한 후 한국에 돌아와 1985년부터 2014년까지 KAIST 전산학과 AI연구실을 이끌며 AI 연구 최전선에 선 유능한 인재들을 키워냈다. 2014년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초대 소장을 역임하며 여러 소프트웨어 정책을 제안했고, 이해부터 2017년까지 공공데이터전략위원회 민간위원장으로서 공공데이터 전략을 수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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