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그냥 쉬었음' OECD 3위…기업 일자리가 유일한 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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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05.25 17:37 수정2025.05.25 17:37 지면A35

한국의 15∼29세 니트(NEET: 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족 비중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11개국 중 세 번째로 높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니트족은 진학이나 취직을 하지 않고, 직업 교육도 받지 않는 사람을 뜻한다. 정부의 노동 통계에 자주 등장하는 ‘그냥 쉬었음’ 상태의 사람들과 비슷한 개념이다.

2022년 기준 한국의 청년 니트족 비중은 18.3%로 2014년(17.5%)보다 소폭 상승했다. 한국고용정보원이 OECD 기준에 맞춰 연도별 니트족 비중을 계산한 결과다. 같은 기간 OECD 평균은 15.7%에서 12.6%로 3.1%포인트 하락했다. 저출생으로 전 세계 청년인구가 줄어드는 흐름이 통계에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한국은 고학력 구직자의 눈높이에 맞는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한 나라다. 4년제 대학을 졸업한 청년들이 원하는 것은 대기업 정규직이지만 이런 일자리는 턱없이 모자라다. 보수를 덜 받고 중소기업에 취직하거나,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느니 차라리 쉬겠다는 생각을 가진 구직자가 매년 누적되는 구조다.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니트족의 증가는 부모 세대는 물론 사회에도 부담을 준다. 중장기적으론 노동 투입량 감소에 따른 잠재성장률 하락을 초래할 수 있다.

니트족 문제의 해법은 기업이 쥐고 있다. 이들이 투자를 늘려야 고임금 정규직 일자리가 늘어난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잖다. 지난 1분기만 해도 건설투자가 3.2%, 설비투자가 2.1% 감소했다. 대외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커진 결과다. 노동시장의 경직성도 짚고 넘어가야 할 대목이다. 한국 기업은 신규 채용을 꺼린다. 사람을 뽑더라도 역량이 검증된 경력직이 우선이다. 저성과자나 부적응자 등에게도 무조건 정년 60세를 보장해야 하기 때문이다. 해고가 자유로운 미국은 니트족 비중이 한국보다 훨씬 낮은 13.4%에 불과하다. 청년들이 일할 의지를 잃어버린 무기력한 나라엔 미래가 없다. 정부와 정치권이 니트족이 줄지 않는 구조적인 요인을 분석하고 근본적인 해결책을 모색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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