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다구리’에 ‘친길계’ 논란까지… 절망적 野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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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숙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17일 자신의 혁신안에 대한 당내 반발에 대해 부랑배의 은어 ‘다구리’란 표현으로 설명했다. 친윤(친윤석열) 인적 쇄신 대상 현역 의원 4명을 꼭 집어 거취 결단을 요구한 윤 위원장이 비상대책위 회의에 불려가 지도부로부터 “내부 총질” “자해 행위”라며 뭇매를 맞았다는 것이다. 여기에 ‘윤석열 어게인’을 주장하는 극우 성향의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가 지난달 국민의힘에 입당한 사실이 알려졌지만 당 지도부는 “한 개인의 입당에 호들갑 떨 것 없다”며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전 씨는 “전한길을 품는 자가 당 대표가 된다”며 내달 전당대회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대선 참패 이래 한 달 반 넘게 이어지는 국민의힘의 추락은 도무지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시정잡배의 언어를 거리낌 없이 사용한 윤 위원장의 품위 없는 언사도 문제지만 그런 표현 자체가 국민의힘의 어처구니없는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다는 점도 부인하기 어렵다. 국민의힘은 친윤과의 단절을 통한 변화와 혁신은커녕 기득권 지키기에 급급한 채 더욱더 깊숙이 ‘윤석열의 늪’에 빠져들고 있다. 이런 퇴행적 모습에서 전통적 텃밭 지지층마저 등을 돌린 지 오래다. 그런데도 국민의힘만 그 절망적 현실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

사정이 이러니 국민의힘은 이제 극우 세력이 노리는 접수 대상이 된 듯하다. 부정선거 음모론을 신봉하며 ‘윤석열 당’의 재건을 외치는 전 씨는 내달 전당대회에서 윤 전 대통령을 옹호하는 당 대표를 세우기 위해 영향력을 행사할 것임을 공공연히 주장하고 있다. 이러다간 ‘친길(친전한길)계 당 대표’를 통한 극우의 제1야당 장악이 한낱 허튼소리로 끝나지 않을 수 있다. 당내 반발이 빗발치자 18일 뒤늦게야 ‘전한길 언행 확인 및 당헌·당규에 따른 조치’를 예고한 당 지도부가 진행 중인 침몰을 막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한국갤럽이 18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국민의힘 지지도는 지난주와 같은 19%였지만 더불어민주당과의 격차는 24%포인트에서 27%포인트 차로 벌어졌다. 그나마 그 정도의 지지도를 받고 있다는 게 신기할 정도다. 국민의힘은 뼈를 깎아내는 철저한 친윤 청산 없이는 회생할 수 없다. 국민의힘을 향해 ‘더 망해 봐야 한다’는 말은 저주가 아닐 것이다. 진정 죽지 않고선 살길이 없는 게 작금의 국민의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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