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200년 만의 ‘괴물’ 폭우… 지금 대응체제론 감당 못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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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부터 중남부 지역에 하루 강수량 기준으로 200년 만에 한 번, 시간당 강수량 기준으로 100년 만에 한 번 발생할 만한 ‘괴물 폭우’가 내렸다. 광주에는 17일 하루 동안 426mm의 폭우가 내려 1939년 기상 관측이 시작된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16일부터 18일 오전까지 충남 서산에는 519mm의 비가 내렸고 전남 나주, 충남 홍성에선 400mm 이상의 비가 내렸다.

도로 곳곳이 잠기고 주택이 침수되면서 인명 피해도 잇따랐다. 경기 오산에선 고가도로 옹벽이 무너지면서 도로를 지나던 40대 운전자가 목숨을 잃었고, 충남 서산에선 침수된 차 안에서 60대 남성이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광주와 대전 등에선 순식간에 불어난 물에 휩쓸려 숨지는 등 전국에서 7명이 숨지거나 실종됐다.

이번 폭우는 서해와 근접한 지역에 집중적으로 내렸다. 7월 초순 극심한 폭염으로 해수면 온도가 상승했고 바다에서 증발한 수증기량이 증가해 거대한 비구름이 형성된 것이다. 지금처럼 기온이 계속 상승한다면 앞으로 빈번하게 발생할 일이다. 하지만 이런 극한 기후를 기존 방재 인프라가 감당하지 못하다 보니 인명·재산 피해가 해마다 되풀이되고 있다. 전국 대부분의 배수·저류 시설이 30년 또는 50년 빈도 강우량을 기준으로 설계됐는데 이미 그 예측을 넘어선 비가 내리고 있다.

지난해 3월 감사원은 기온 상승 등 기후 변화 시나리오를 적용했더니 2004년 설계 기준에 맞춰 지어진 댐은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교량 역시 물에 잠길 것으로 예상된다며 홍수 방어 인프라 기준을 다시 수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극한 기후가 이제 일상이 된 만큼 이를 대비할 수 있는 방재 시스템을 갖추는 데 속도를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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