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경주에서 본 지속가능한 유통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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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경주에서 본 지속가능한 유통의 미래

K팝과 K드라마, K푸드로 구현된 K컬처는 이제 세계인의 일상에 깊이 자리 잡았다. 이면에는 콘텐츠뿐 아니라 상품을 연결하고 가치를 전달하는 유통 시스템의 혁신이 있었다. 한국은 문화 수출국을 넘어 ‘K디스트리뷰션’(유통)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지속 가능하고 포용적인 유통 혁신의 글로벌 모델을 제시해야 한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맞춰 대한상공회의소가 경북 경주에서 개최한 유통퓨처테크포럼에서 국내외 유통 전문가와 기업인이 채택한 ‘경주선언’은 한국 유통산업의 명확한 방향을 제시한다. 경주선언은 인공지능(AI)과 디지털 전환을 통한 혁신 가속화, 순환경제와 탄소중립을 포함한 친환경 유통, 국제표준 개발과 확산을 통한 글로벌 연대, 유통업계와 소비자의 상생 생태계 조성 등을 핵심 의제로 제시했다. 유통산업이 단순한 거래의 장이 아니라 삶의 질과 사회적 가치를 높이는 생활 밀착형 산업으로 진화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부와 산업계는 이제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먼저 AI, 데이터 기반의 유통 혁신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이 활용할 수 있는 AI 물류 인프라와 공공데이터 플랫폼을 확충하고, 유통 데이터 표준화 및 개방을 통해 혁신의 토양을 마련해야 한다. 또 친환경과 지속 가능성 중심의 유통정책을 강화해야 한다. 녹색물류, 재활용 포장재, 탄소 저감형 공급망 구축을 통해 유통산업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선도 산업으로 자리 잡도록 해야 한다.

무엇보다 국제협력과 상생의 가치를 제도화해야 한다. APEC 회원국 간 공동 프로젝트를 통해 혁신 사례를 공유하고, 공정거래와 소비자 신뢰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글로벌 표준을 수립해야 한다. AI 시대 유통산업이 혁신성을 겸비한 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현행 규제 체계를 시대에 맞게 개선할 필요가 있다. 유통산업 규제는 공정한 경쟁, 소비자 효용, 상생협력이라는 핵심 가치를 조화롭게 구현하면서 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함께 도모해야 한다.

앞으로의 유통산업은 ‘지속 가능한 연결’이라는 키워드로 요약된다. AI와 데이터가 산업을 지능화하고 소비는 초개인화되며 매장은 체험 중심으로 변화할 것이다. 이런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면 한국 유통산업은 심각한 위기에 직면할 것이다.

이 변화에 대한 대응의 중심에는 ‘상호 신뢰할 수 있는 가치의 연결’이 있어야 한다. 이를 통해 한국 유통산업은 제조와 콘텐츠를 연결하는 새로운 축으로 성장해야 한다. 나아가 이런 종합적 혁신을 통해 유통산업을 단순한 거래의 장이 아니라 국가 경제의 제3 성장엔진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이번 선언은 단순히 일회성 행사나 선언이 아니다. 유통산업이 인간과 사회, 환경을 함께 아우르는 포용적 산업으로 발전하겠다는 약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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