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인베스트먼트가 국내 과일 산업에 100억 원 투자를 집행했다. 단순한 수익 추구를 넘어 농가와 지역 산업의 생태계를 키우는 '상생형 투자 모델'을 구현하겠다는 게 목표다.
10일 KB인베스트먼트는 해외 과일 지적재산권(IP) 회사 H&B아시아에 100억 원을 투자했다고 밝혔다. KB인베스트먼트의 지주사인 KB금융그룹은 이번 투자로 창업자 김희정 대표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지분을 확보했다.
H&B아시아는 ‘클럽품종’이라고도 불리는 글로벌 신품종 과일 IP를 독점 확보할 수 있는 국내 유일한 업체다. 신품종 과일들은 품종보호권을 통해 특정 IP를 보유한 회사들만이 재배와 유통 권한을 배타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
뉴질랜드의 제스프리 인터내셔널의 '제스프리 키위'나 미국 IFG의 ‘블랙 사파이어 포도’도 이 같은 클럽품종에 속한다. 기존 품종 대비 뛰어난 당도와 식감을 자랑하고, 기후변화와 병충해 등 적응력이 좋아 사업성도 좋다.
H&B아시아는 현재 아시아권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엔비 사과’를 비롯해 58개에 이르는 과일 IP를 보유하고 있다.이들이 재배한 과일은 코스트코·이마트 등 대형 마트와 백화점, 쿠팡·마켓컬리 등 다양한 온·오프라인 채널을 통해 유통된다.
김희정 H&B아시아 대표는 뉴질랜드 키위 업체 제스프리의 첫 한국 지사장 출신이다. 29세에 1인 지사장을 맡은 김 대표는 10년 간 회사의 매출을 20억 원에서 600억 원으로 끌어올렸던 경험이 있다.
KB인베스트먼트가 H&B아시아 투자에 나선 것은 대규모 자본 투입을 통해 농업 분야의 혁신 기업 성장을 지원하고, 궁극적으로 지역 농가의 소득 증대와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기 위해서다. 윤법렬 KB인베스트먼트 대표는 "신품종 재배를 통해 국내 과수 농가의 소득을 높이고 맛있는 과일을 국민들의 식탁에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사는 H&B아시아의 수익 모델이 단순한 1차 산업을 넘어 고부가가치 IP 산업으로 진화할 잠재력이 높다고도 평가했다. KB인베스트먼트 관계자는 "기후변화로 기존 품종의 생산성이 저하되고 있는 현재 국내 농업 상황에서 클럽품종은 농업의 생산성과 수익성을 함께 확보할 수 있는 효과적인 대안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해령 기자 hr.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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