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현장에서만 작동하던 휴머노이드 로봇이 인간의 실생활 속으로 들어오고 있다. 미국의 인공지능(AI) 로봇 기업 1X테크놀로지스가 가정용 휴머노이드 ‘네오(NEO)’를 공개한 데 이어 독일 중국 등도 잇따라 살림 로봇을 내놓으며 경쟁에 뛰어들었다. 설거지를 하고 반려동물 밥을 챙기는 로봇이 현실이 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2030년을 기점으로 휴머노이드가 본격적으로 가정에 보급되며 머지않아 사람마다 한 대씩 로봇을 두는 시대가 열릴 것으로 내다봤다.
◇ 키 167㎝ 로봇 네오 출시 초읽기
10일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1X는 키 167㎝, 무게 30㎏인 가정용 휴머노이드 로봇 네오를 내년에 선보인다. 2017년 네오의 전신인 ‘이브’를 출시해 가정용 휴머노이드 시장을 개척한 1X는 지난해 9월 네오 시제품을 공개한 데 이어 이번에 판매용 제품을 공개했다. 네오는 인간 수준 정도로 손이 민첩한 데다 가볍고 유연하면서도 충격에 강한 고분자 복합 소재인 ‘3D 래티스 폴리머’로 만들어져 몸체가 부드러운 것이 특징이다. 완전히 충전할 경우 4시간가량 작동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포스트는 네오가 집안일을 대신 하기 때문에 구매자는 본인의 일에 더 집중할 수 있다고 전했다. 예컨대 손님을 위해 문을 열어주거나 반려동물 먹이를 주는 게 대표적이다. 또 방수 기능이 있어 설거지나 빨래도 대신 한다. 집안일을 하고 있는 네오의 상태는 연동된 휴대폰 앱을 통해 외부에서도 확인이 가능하다. 1X 관계자는 “네오는 대규모언어모델(LLM)을 적용해 사람들과 대화하고 물체를 인식하며 사람과 상호 작용 전반에 걸쳐 기억을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격은 2만달러로 책정됐다. 단 한 달에 499달러만 내면 구독 형태로 네오를 이용할 수 있다. 베른트 뵈니히 1X 최고경영자(CEO)는 “휴머노이드는 오랫동안 공상과학 영화, 연구실에서만 만날 수 있었다”며 “네오의 출시를 기점으로 휴머노이드는 제한된 구역을 벗어나 인간의 실생활 영역으로 들어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에서도 노이라로보틱스가 살림을 하는 휴머노이드 ‘4NE1’을 선보였다. 4NE1은 키 180㎝, 무게 80㎏인 로봇으로 15㎏의 짐을 옮길 수 있다. 관절에 장착한 센서로 균형을 잡기 때문에 다림질, 요리 재료 손질 같은 집안일이 가능하다. 중국도 가정용 휴머노이드 상용화에 속도를 높였다. 텐센트 산하 로보틱스X는 지난해 9월 ‘샤오우’라는 이름의 가정용 휴머노이드를 공개했다. 샤오우는 택배를 가져오고 음료수를 담아 가져다주는 동작을 시연했다. 휠체어를 미는 상황에선 장애물을 피하는 모습도 보였다.
◇2030년부터 가정용 휴머노이드 확산
모건스탠리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가정용으로 본격적으로 보급되는 시점을 2030년으로 예측했다. 이후 꾸준히 수요가 늘어 2040년 800만 대, 2050년 6300만 대가 보급될 것으로 봤다.
맥쿼리는 가정용 휴머노이드 시장이 2050년 3조달러로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변수는 안전성이다. 지금까지 휴머노이드는 통제가 철저한 산업 현장에 투입돼 안전사고 가능성이 높지 않았다. 가정용은 어린이, 반려동물 등 다양한 변수를 감안해야 해 훨씬 더 높은 안전성이 요구된다. 국제전기전자공학자협회(IEEE)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휴머노이드 안전 규정 연구 그룹을 출범시켰다. 뵈니히 CEO 역시 “안전은 휴머노이드를 가정에 판매하기 위한 기본 조건”이라고 했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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