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적과 장소에 관계없이 세계 200여 개국에서 원격으로 인재를 고용하고, 국가별로 다른 급여 체계와 각종 노동법 이슈에도 대응할 수 있습니다.”
원격 근무 글로벌 인사(HR) 플랫폼 리모트를 함께 설립한 욥 반 더 부르트(왼쪽)와 마르셀 레브르(오른쪽) 공동대표는 지난 2일 “나라마다 노동법과 급여 체계가 천차만별인데, 기업이 해외 인재 한 명을 채용하기 위해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법률 자문을 받는 것은 비효율적일 뿐 아니라 현실적으로도 어렵다”며 “리모트는 그 복잡함을 덜어주기 위해 설립됐다”고 말했다.
부르트 대표는 “창업 전 소프트웨어 개발사에서 세계 팀을 구성하는 업무를 했는데 당시 현지 법적 문제와 행정 처리의 장벽에 부딪혔다”며 리모트 창업 배경을 설명했다.
리모트는 2019년 설립된 기업이다. 직원이 90여 개국 2000여 명에 이른다. 미국 유럽 아시아 등 200여 개국에서 HR 서비스를 제공한다. 리모트는 기업을 대신해 해외 현지에서 직원을 고용하고 법적 책임을 지는 기록상고용주서비스(EOR), 기록상계약자서비스(COR)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기업은 해외에 법인을 설립하지 않고도 현지 인재를 채용하고 관리할 수 있다. 최근 들어서는 매달 3만 명 이상이 리모트에 지원할 정도로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한국에는 지난해 4월 공식 진출했다. 리모트는 한국 기업들이 최근 해외 인재 고용에 적극 나서고 있는 만큼 관련 시장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리모트가 정보기술(IT) 시장 분석 및 컨설팅 업체인 IDC에 의뢰한 자료에 따르면 조사 대상 한국 기업의 79%가 1년에서 1년6개월 이내에 원격 근무 정규직 인력을 대거 확대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리모트는 한국의 대형 이동통신사, 반도체기업, 조선·해양 관련 업체, 육아용품 브랜드 등 다양한 기업과 협업하고 있다. 이들은 회사 내 인력만으로는 충원하기 어려운 인공지능(AI) 전문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디자이너 등의 직무를 중심으로 원격 채용을 진행 중이다. 이 같은 추세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리모트의 판단이다. 레브르 대표는 “리모트가 세계 10개국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98.2%의 고용주가 ‘근무 유연성’이 구직자의 입사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