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중반 카메라의 등장은 예술가들에게 충격적인 일이었다. 현실을 완벽히 재현하는 기술이 등장하자 많은 화가는 ‘이제 예술의 역할은 끝난 것인가’라는 불안에 빠졌다. 대부분은 카메라보다 더 사실적으로 그리려 노력했지만 소수 화가는 정반대 길을 택했다. 그들은 눈앞의 사물보다 빛의 움직임과 감정의 흔적에 집중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인상주의, 그 시작에 선 인물이 모네였다.
카메라의 등장은 예술의 패러다임을 바꿨다. 기술이 ‘사실’을 대신하자 인간은 ‘느낌’을 표현하기 시작했다. 그 변화는 단순한 미술의 진화가 아니라 인간이 기술과 공존하는 방식을 새롭게 정의한 사건이었다.
몇 해 전 필자 역시 비슷한 질문 앞에 서 있었다.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고 싶었지만 세상은 온통 인공지능(AI), 센서, 로봇, 하이테크 이야기뿐이었다. 모두가 기술의 시대를 이야기했지만 나는 기술 전문가가 아니었다. 그래서 스스로에게 물었다. “그렇다면 나는 어떤 미래를 만들 수 있을까.”
그때 떠올린 것이 인상주의였다. 카메라의 등장이 예술가에게 위기였듯, AI의 등장은 우리 세대에게 새로운 질문을 던지고 있었다. 기술이 세상을 바꿀 때 진짜 혁신가는 기술을 모방하는 사람이 아니라 인간의 본질을 재발견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나는 미래 산업의 흐름을 하나하나 분석해보기로 했다. 그 과정에서 두 가지 확신이 생겼다. 하나는 아무리 기술이 고도화돼도 인간은 문화를 소비한다는 점이었다. AI가 세상을 효율적으로 바꾸더라도 사람은 여전히 예술과 이야기에 감동받고 음악을 듣는다. 특히 그 시기 K팝이 세계에서 조명받기 시작하면서 음악 시장의 성장 잠재력을 분명히 느꼈다.
다른 하나는 새로운 자산에 대한 투자 수요가 커질 것이라는 예측이었다. 부동산과 주식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하는 시대에 사람들은 자신이 공감할 수 있는 자산, 감정과 경험이 담긴 대체 투자 자산을 원하고 있었다.
문화산업의 성장과 대체자산 시장의 부상이라는 두 흐름이 만나는 지점에 분명히 새로운 시장이 열릴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것을 현실화할 기반이 모바일 플랫폼이었다.
그래서 인간의 감성과 금융의 구조, 예술과 자산의 세계를 융합하는 방법을 본격적으로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 위에서 문화와 금융을 결합하면 단순한 서비스가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시장을 만들 수 있다고 확신했다. 그 치열한 고민의 결과가 뮤직카우, 음악과 금융이 융합된 새로운 형태의 플랫폼이었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인간의 본질은 더 선명해진다. 모네가 카메라의 시대에 ‘빛의 감정’을 포착하며 예술의 새로운 길을 열었듯, 나는 기술의 시대에 인간의 감정과 창의가 만들어내는 시장을 믿었다. 혁신은 언제나 다르게 보는 시선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그 시선이 세상을 바꾼다.

1 week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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