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적이고 애국적인 '왕은 없다'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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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WALL STREET JOURNAL 칼럼
William A. Galston WSJ 칼럼니스트

평화적이고 애국적인 '왕은 없다' 시위

미국 전역에서 열린 ‘왕은 없다’(No Kings) 시위를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측근 의원은 이 시위가 매우 폭력적이고 추잡한 형태를 띨 것이라고 경고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민주당 내 가장 제정신이 아닌 사람이 등장할 것”이라고 비꼬았으며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시위가 벌어지기 전 인터뷰에서 “미국을 증오하는 집회”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그들의 예상은 빗나갔다.

우리는 미국인 수백만 명이 수정헌법 제1조에 보장된 ‘평화롭게 모여 정부에 불만을 청원할 권리’를 행사하는 모습을 목격했다. 이 권리는 헌법상 민주주의 핵심이다.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는 대통령을 비판하는 사람은 곧 ‘미국을 미워하는 사람’이라고 믿는 듯하다. 그렇다면 미국인 대다수가 트럼프 대통령을 미워한다는 뜻일 것이다. 그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직무 수행에 부정적 평가를 내리고 있고 그가 헌법이 부여한 권한을 넘어서 행동하고 있다고 믿는다.

예상과 달리 평화 시위로

이번 노킹스 시위는 거의 완전히 폭력 없이 이뤄졌다. 이것은 우연이 아니다. 비폭력 시위는 주최 측의 명확한 메시지와 참석자 교육 덕분에 나온 것이다.

노킹스 공식 웹사이트에는 “모든 노킹스 집회에서 핵심 원칙은 비폭력 행동에 대한 헌신입니다. 우리는 모든 참가자가 우리 가치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과의 잠재적 충돌을 완화하고, 행사 중 법을 준수하기를 기대합니다”는 문구가 걸려 있다. 미국인 수백만 명이 미국 전역에서 왕은 없다 시위에 참여했다. 수많은 인파 속에서 지나친 발언이 있었을 수는 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볼 때 이 같은 메시지는 헌법과 독립선언서만큼이나 미국적인 것으로 볼 수 있다.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정책에 맞서 평화롭고 절제된 전국적 시위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낸 데 만족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시위를 정치 권력과 혼동해선 안 된다. 시위는 참석자의 열의를 높이고 그것을 지켜보는 사람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을 때 의미가 있다. 하지만 이런 감정을 실제 ‘표’로 바꾸기 위한 인내심 있는 지속적 노력을 대체할 수는 없다.

노킹스 시위, 표심으로 이어질까

민주당은 내년 11월 중간선거까지 마주할 도전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현재 민주당의 전국적 입지는 최악에 가까운 수준이며, 정당 지지율과 유권자 등록 통계는 공화당 쪽으로 기울고 있다. 게다가 선거구 재조정으로 민주당이 하원 다수를 되찾기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특히 보수 성향 대법원이 1965년 투표권법 제2조를 약화하거나 무효화하면 공화당 주들이 소수 인종이 중심이 된 선거구를 없애버릴 수도 있다. 그렇게 된다면 민주당이 전국적으로 근소하게 우세한 득표율을 기록하더라도 하원 다수당을 되찾기는 역부족일 것이다. 1년이 조금 넘는 시간이 지나면 이번 노킹스 시위가 민주당에 헛일이었는지, 아니면 트럼프 대통령과 그를 무조건적으로 지지하는 공화당 의원에게서 여론이 돌아서는 변곡점이었는지 알게 될 것이다.

원제 ‘‘No Kings’ Protests Were Peaceful—and Even Patriot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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