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은 5월 인도와 무력충돌로 치달았던 ‘화약고’ 카슈미르에서의 분쟁에서 선전했다. 하지만 인도의 체급에 체면을 구겼다. 다시 힘을 과시해 내부 단합을 추구하려는 속셈이 있을 수 있다.
파슈툰족 문제도 있다. 인구 6000만을 넘는 파슈툰족은 아프간의 최대 부족이다. 그러나 아프간과 파키스탄에 나뉘어 거주하면서 나라 없는 민족의 설움을 겪고 있다. 이들은 9·11테러를 주도한 오사마 빈라덴이 미국의 집요한 추적을 피해 파키스탄에 은신했을 만큼 탈레반의 주요 공급처로, 파키스탄 정부와 오랫동안 분쟁 상태다. 현재 아프간 탈레반 정권 최고지도자인 히바툴라 아훈자다도 파슈툰족이며 파키스탄에서 성장했다. 파키스탄으로서는 국내의 파슈툰과 아프간 탈레반 정권의 연계가 지극히 부담스러울 것이다.
탈레반도 여러 분파가 있고, 아프간의 지역 및 부족 간 분쟁은 음으로 양으로 현재도 진행 중이다. 안정돼 보이다가도 언제 찢어질지 모르는 지역이 아프간이다. 아훈자다는 미국과 러시아, 주변국이 아프간에 신경 쓸 여력이 전혀 없는 이때가 탈레반 정권을 확실히 세우는 데 골든타임이라고 판단할 것이다. 그런데 확고한 정책적 지향성을 가지고 아프간을 통솔하려면 권력 기반 확대가 필수적이다. 고향과 동족에 대한 배려심도 더해 국내 파슈툰의 통합과 파키스탄 파슈툰의 연계를 확대하고 싶을 것이다. 다만 파키스탄 파슈툰에도 그와 대립하는 세력이 있을 수 있고, 이것도 양측의 전쟁을 도발하는 요인 중 하나가 될 수 있다.세상에는 수만 가지 갈등이 있다. 전쟁은 늘 정의로운 명분으로 포장되지만 그 배후에는 복잡한 욕망과 과정이 있다.
임용한 역사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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