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택가는 예전 같으면 9월 중순부터 핼러윈 장식으로 뒤덮여야 하지만 요즘은 핼러윈 장식을 한 집을 찾기 어렵다. 뉴욕 맨해튼에 있는 유통 체인점 타깃의 한 직원은 “고객들이 핼러윈을 즐기고 싶지만 워낙 가격이 많이 올라 더 저렴한 할인 매장을 찾고 있다”며 “집에 있는 장식품을 재활용하는 일도 많아졌다”고 말했다.
미국 유통업계에선 썰렁한 핼러윈의 원인으로 두 가지를 든다. 우선 관세 영향을 피할 수 없다. 핼러윈 제품의 85% 이상이 중국산이기 때문이다.
美 소비심리 연이어 하락
미국의 대표적 온라인 할인·쿠폰 플랫폼인 리테일미낫은 작년 19달러였던 아동 코스튬 평균 가격이 올해 약 39달러이며 일부 핼러윈 장식품은 작년 대비 두 배 가까이 인상됐다고 밝혔다. 미국 소비 둔화도 또 다른 원인으로 꼽힌다. 미시간대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0월 소비자심리지수(확정치)는 53.6으로 9월의 55.1에서 하락했다. 예비치(54.8)보다도 낮았다. 현재 경기판단지수는 58.6으로 2022년 8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뉴욕증시 3대 지수가 계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것을 보면 미국 경제가 여전히 탄탄하다고 주장하는 이도 있다. 인공지능(AI)에 대한 빅테크의 대규모 투자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장담하기도 한다.
하지만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폴 크루그먼인 뉴욕타임스 기고에서 여러 차례 말했듯이 주가는 한 나라의 경제 전체를 대변하지 않는다. 또 다른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앵거스 디턴 역시 지난해 한국경제신문 인터뷰에서 “보통은 주식시장이 경제 상황을 반영한다고 생각하는데 터무니없는 소리”라고 표현했다.
주식시장을 폄하하려는 것은 아니다. 주식시장 덕에 기업은 자금을 조달하고 투자자는 자본을 효율적으로 할당할 수 있다. 투자자의 기대를 모은 기업은 주식시장 덕에 조달한 자금을 혁신, 고용, 인프라 확충, 연구개발로 이어간다.
증시와 실물경기 동일시 안 돼
하지만 크루그먼과 디턴 말대로 주식시장과 실물경제를 동일시하는 오류는 피해야 한다. 특히 미국 경제의 대부분 고용은 중소기업·서비스업·비상장 부문이 차지하기 때문에 S&P500지수가 올라도 실물경제를 뜻하는 메인스트리트 실상은 다를 수 있다.
뉴욕 연방은행은 올해 2분기 미국인의 신용카드 부채 총액이 1조2100억달러에 달했으며 이 수치가 계속 오르고 있다고 밝혔다. 핀테크 기업 월렛허브는 최근 설문조사를 통해 응답자의 43%가 작년 가을 발생한 신용카드 부채를 여전히 갚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인 5명 중 거의 2명은 “더 이상의 신용카드 부채를 감당할 수 없다”고 했고, 5명 중 1명은 자신의 부채에 “매우 스트레스를 느낀다”고 답했다.
최근 월가 투자자는 미국 중앙은행(Fed)이 10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내릴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금리 인하라는 ‘좋은 뉴스’가 사실은 미국 경기지표 부진이라는 ‘나쁜 뉴스’를 기반으로 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경제위기는 항상 약한 고리에서 터져 나온다.

1 week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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