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17 시리즈 가운데 기본형 모델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전작들의 경우 아이폰은 통상 프로 모델이 인기를 끌었지만 이번에는 다른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제품 공개 당시 "(아이폰17) 프로와 프로 맥스는 여태 만든 것 중 '가장 프로'다운 아이폰"이라고 자신했지만 아이폰17 프로 제품 디자인이 혹평을 받은 여파로 짐작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아이폰17 시리즈 가운데 기본형 모델이 스마트폰 사용자들 사이에서 호응을 끌어내고 있다. 전작인 아이폰16 시리즈 사전 예약 땐 프로 모델 주문량이 절반 이상으로 기본형을 압도했다. 국내 이동통신사들은 당시 프로 모델이 전체 사전 예약 중 차지한 비중이 50~60%대에 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신형 아이폰 상황은 확연히 달라졌다. SK텔레콤 사전 예약 페이지를 보면 이날 오후 1시 기준 아이폰17 기본형 512GB 모델은 모든 색상이 품절 표시됐다. 256GB 모델의 경우 미스트 블루·세이지 색상이 2차 사전 예약을 진행하고 있는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품절된 상태다. 반면 아이폰17 프로·프로 맥스, 아이폰 에어는 품절 없이 모든 색상을 사전 예약할 수 있다.
KT 사전 예약 페이지에서도 아이폰17 기본형만 "현재 주문량 증가로 인해 아이폰17 배송이 지연될 수 있다. 빠른 배송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안내 문구가 나타난다. 나머지 모델은 이 같은 안내 문구가 표시되지 않고 있다.
유튜브 구독자 약 24만명을 보유한 정보기술(IT) 크리에이터 '티노'가 아이폰17 시리즈 공개 당일 시작한 투표에서도 이와 유사한 흐름이 포착됐다. 티노는 아이폰을 주력 콘텐츠로 삼는 크리에이터로 유명세를 탔다.
그는 '아이폰17 시리즈, 가장 마음에 드는 모델은?'이란 문구와 함께 △아이폰17 △아이폰 에어 △아이폰17 프로 △아이폰17 프로 맥스 4종을 선택지로 제시했다. 투표에는 이날까지 2만2000여명이 참여했는데 현재까지 기본형을 꼽은 투표자가 74%로 압도적이었다. 이어 아이폰 에어 12%, 아이폰17 프로 8%, 아이폰18 프로 맥스 6% 순으로 집계됐다.
아이폰17 시리즈 가운데 사전 예약에서 가장 많은 주문량을 기록한 제품이 공개돼야 실제 수치를 알 수 있겠지만 기본형 모델을 향한 선호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것은 확실해 보인다.
이 처럼 아이폰17 기본형이 주목받는 이유는 프로급 성능을 자랑하면서도 아이폰 특유의 감성을 갖춘 외형이 한몫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일부 사용자들은 나머지 아이폰17 시리즈 제품에 있는 '카메라 섬' 디자인을 향해 혹평을 쏟아냈다. 후면의 카메라 섬은 인덕션, 나머지는 싱크대가 연상된다는 이들도 적지 않다.
유튜브 구독자 약 2030만명을 보유한 해외 IT 크리에이터 MKBHD는 전날 공개한 영상에서 "새로운 기능과 더 낮은 가격을 고려하면 아이폰17 기본형이 이 라인업에서 가장 좋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아이폰17 기본형의 국내 출시가는 256GB 모델 기준 129만원이다. 같은 모델 기준으로 아이폰17 프로는 179만원, 아이폰17 프로 맥스는 199만원에 판매될 예정이다. 아이폰17 시리즈는 오는 19일 공식 출시된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