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K세포를 깨우고 장 마이크로바이옴을 조율해 면역시계를 되돌리는 항노화 신약을 만들겠습니다.”
16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코리아인베스트먼트위크(KIW) 연사로 나선 장명호 지아이이노베이션 의장(사진)은 항노화신약 개발 전략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이 항노화 신약개발 전략을 공식적으로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은 항노화 신약개발 전략을 크게 두 축으로 구성했다. 융합단백질 신약 ‘GI-102’와 기능성 유산균 기반 마이크로바이옴 후보 ‘GIB-7’이다.
GI-102는 체내 NK세포(자연살해세포)를 활성화해 노화된 세포와 ‘좀비세포’를 제거하고 면역 균형을 회복시키는 차세대 융합단백질이다. 기존 면역자극제인 ‘프로류킨’이 하루 5회 투약해야 하는 데 비해 GI-102는 3주에 한 번 투여로 충분하고, 100명 이상 환자 투여에서도 중대한 부작용이 보고되지 않은 안전한 NK세포 부스터로 확인됐다.
GIB-7은 장내 미생물 균형을 조절해 장-뇌 축 기능을 개선하는 기능성 유산균 후보다.
전임상 결과에서는 우수한 잠재력이 확인됐다. 사람으로 치면 ‘고령’으로 분류되는 24개월령 노화 마우스에 GI-102와 GIB-7을 병용 투여했더니 근육량이 유의하게 증가했고, NK세포 수가 GI-102 단독투여 대비 더 높게 상승했다. 장 의장은 “근력 강화가 확인되면서 항노화를 의미하는 기준을 충족할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사람 대상 임상에서도 가능성을 봤다. 60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GIB-7을 4주간 투여한 결과 불면·우울지수와 장건강 지수가 개선됐고, 복용 중단 시 다시 원상복귀됐다.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의 변화가 실제 인체에서도 항노화 지표를 조절할 수 있음을 시사한 셈이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은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지난 12일 식품의약품안전처(MFDS)에 GI-102(±GIB-7) 요법의 노화 관련 생체지표 평가를 위한 2a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제출했다. 이번 임상은 건강한 성인 및 암 생존자 15명을 대상으로 8주간 진행되는 개념증명(POC) 시험으로, 면역 반응 개선 정도와 안전성을 평가할 예정이다. 호주에서도 이달 중 IND를 신청하고 다국적 임상을 추진할 계획이다.
장 의장은 항노화 시장을 ‘차세대 비만치료제’에 비유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비만은 질병이 아니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GLP-1 계열 비만 치료제가 연간 100조원 규모 글로벌 시장을 만들어냈다. 노화 역시 아직은 명확한 질병코드가 없지만, 알토스랩·레트로바이오사이언스 등에 글로벌 자본이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면서 시장 형성이 본격화되고 있다.
장 의장은 “노화 치료제 시장은 비만치료제를 뛰어넘는 새로운 블루오션이 될 것”이라며 “지아이이노베이션 역시 시가총액 50배 성장을 목표로 글로벌 항노화 선도기업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은 현재 ‘지구 난제 해결’을 주제로 한 글로벌 XPRIZE 대회 톱8팀에 올랐다. 항노화에 대한 의미 있는 해법 제시로 내년 결선에서 우승상금 1400억 원을 노리겠다는 계획이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1 month ago
14
















English (U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