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성의 기술창업 Targeting] 〈372〉 [AC협회장 주간록82] 지역경제 활성화 위한 규제혁신](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5/05/21/news-p.v1.20250521.b8609cf55ef54396ab57ee795d94b592_P3.jpg)
대한민국은 지금 지역 소멸과 중산층 붕괴라는 구조적 위기 앞에 서 있다. 대도시로 집중, 고령화 가속, 청년층의 지속적 유출은 지방 인구와 경제 기반을 위축시키고 있으며, 동시에 수도권 과밀과 불균형 문제는 사회 전반에 피로를 누적시키고 있다. 중산층은 고용 불안정, 자산 양극화, 성장 정체 속에 점차 기반을 잃어가고 있다. 이와 같은 이중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국 각지의 삶의 현장에 맞는 규제 혁신 권한을 부여하고, 그 안에서 '생활밀착형 산업'을 육성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필수다.
이전까지 창업은 서울과 경기권 등 수도권 중심으로 집중돼 왔다. 이는 규제, 자본, 인력, 네트워크가 모두 서울에 몰려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지방에서는 동일한 규제를 적용받으면서도 실험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대표적으로 원격의료, 드론배송, 공유모빌리티, 스마트관광 등은 지역 수요가 높은 분야임에도 획일적인 중앙 규제로 인해 지역 실증이 어렵거나 불가능했다.
지역 맞춤형 규제 유연화가 이루어진다면, 지역은 자신에게 적합한 창업 생태계를 스스로 설계하고 실험할 수 있게 된다. 이는 단순한 일자리 창출을 넘어 지역 경제 내 소비와 생산이 선순환되는 구조를 만들고 중산층 회복의 물리적 기반이 된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 서야 할 것이 바로 '지역 액셀러레이터(Local Accelerator)'다. 수도권 중심의 AC(창업기획자) 모델이 아닌, 지역 현장의 문제를 가장 가까이에서 이해하고 해결할 수 있는 주체로서, 지역 AC 역할은 앞으로 훨씬 더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지역 액셀러레이터는 단지 자금 투입 이전 보육 단계만을 담당하는 것이 아니다. 이들은 지역 규제환경과 산업지형을 이해하고, 해당 지역 주민 생활 요구에 맞춘 창업 아이템을 발굴하며 지자체 및 지역 대학, 산업체와 연계한 로컬 이노베이션 생태계 허브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중장년 창업자, 귀촌 창업자, 지역 기반 창의업종 등 대규모 투자가 어려운 분야에 있어, 소규모 실증 실험을 가능케 하는 '지방형 액셀러레이션 모델'은 큰 가능성을 품고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전국 226개 시군구가 스스로 창업과 실험의 거점이 되는 분산형 구조다. 지역 컨벤션센터와 청년센터, 중장년 일자리센터, 공공임대 상가 등을 창업 공간으로 적극 전환하고, 지역 문제 해결형 스타트업을 발굴·보육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추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단순 공간 제공이 아니라, 지역 AC가 이끄는 교육·멘토링·시장 연계 프로그램이 핵심적으로 운영되는 구조가 마련돼야 한다.
이런 구조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와 국회, 지방정부의 긴밀한 공조가 전제돼야 한다. 시군구 단위의 규제 조정 권한은 선언이 아닌 실행이어야 하며, 규제 유연화가 지역 공무원에게는 리스크가 아니라 기회로 작용할 수 있도록 행정 작동방식도 바뀌어야 한다. 이를 위해 스타트업과 지역 행정 간 소통 메커니즘을 정례화하고, 지역 실증 데이터를 중앙과 연결하는 제도도 마련돼야 한다.
지역 기반 펀드 결성 시 세제 혜택, 지역 AC에 대한 창업기획자 평가체계 지역가중치 반영 등 정책적 유인 설계도 병행돼야 한다. 지금까지는 성과 중심 수도권 위주 평가체계가 지역 AC를 불리하게 만들었다면, 앞으로는 '로컬 문제 해결력'과 '지역 창업유발력'을 중심으로 새로운 평가 지표가 도입돼야 한다.
지역 혁신은 단지 지방을 살리는 정책이 아니다. 이는 대한민국 중산층을 다시 세우는 일이며, 지역민의 삶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창업 생태계를 설계하는 일이다. 수도권의 '혁신 클러스터' 모델을 그대로 이식하는 것이 아닌, 지역 특화형 창업모델과 지역 밀착형 액셀러레이션 전략이 병행돼야 진짜 균형 발전이 가능하다.
규제를 중앙에서 내려 지역으로 옮기는 것, 그 규제 완화 공간에서 지역 액셀러레이터가 실험과 혁신 거점이 되는 것, 이것이야말로 대한민국 창업의 다음 물결을 준비하는 가장 실질적인 전략이 될 것이다. 혁신은 언제나 가장 가까운 삶의 현장에서 시작된다. 이제는 그 출발점이 '서울'이 아니라 '로컬'이 돼야 할 때다.
전화성 초기투자AC협회장·씨엔티테크 대표이사 glory@cnt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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