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상욱 HSAD 디스커버리센터장10월 6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오픈AI DevDay 2025는 인공지능(AI)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GPT-5 프로 API 등 기술적 발표도 주목해야 하지만, 진정한 게임 체인저는 '앱 인 챗GPT'였다. 이는 챗GPT가 기존의 챗봇 역할에서 한 단계 진화해, 'AI 기반 운용체계(OS)의 초기 형태로 자리매김했다는 것이고, AI가 인터페이스 자체가 되는 시대의 시작을 의미한다.
이러한 혁신의 핵심에는 두 가지 원칙이 있다. 바로 '경계 없는 결합'과 '맥락을 기억하는 실행'이다. 기존 방식에서는 AI에게 정보를 얻은 후, 실제로 작업을 하려면 반드시 대화창에서 벗어나 다른 웹사이트나 앱으로 이동해야만 했다. 하지만 이제 사용자가 '주말 파티용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줘'라고 말하면, 챗GPT는 대화를 끊지 않고 그 자리에서 스포티파이 앱을 호출해 대화창 내에서 플레이리스트를 생성하고 인터렉티브한 컨트롤 UI를 제공한다.
더 나아가, AI는 사용자가 어떤 목적으로 이 기능을 요청했는지 '맥락을 기억하는 실행'으로 이어진다. AI와의 대화 과정에서 축적된 사용자의 의도, 상황, 그리고 중간 결과물이 손실되지 않은 채 그 자리에서 바로 행동으로 실행되는 것이다. 이로써 사용자들은 마치 유능한 비서에게 지시하듯, '대화=실행'이라는 새로운 직관적 사용 경험을 누릴 수 있게 된다.
이는 사용자의 의도가 대화형 AI를 통해 '즉각적인 행위'로 직결되는 새로운 디지털 워크플로의 시작이다. 앱을 찾아 실행하고, 로그인하고, 정보를 입력하는 기존의 번거로운 다단계 과정을 생략하고 자연어 기반 원스톱 미션 수행이 가능해진 것이다. 챗GPT는 수많은 서비스와 기능을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조율하는 개인화된 인공지능 비서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고객 경험은 어떻게 달라질까.
첫째, 탐색과 실행의 경계가 사라진다. 과거엔 정보를 모으는 화면과 결정을 내리는 화면, 실행하는 화면이 달랐다. 이제는 질문과 비교, 작성과 예약·주문이 같은 대화 맥락 안에서 이어진다. 둘째, 시간 비용이 급격히 줄어든다. 앱 설치, 회원가입과 로그인, 맥락을 다시 입력하는 과정 등 재입력에 소모되던 단계를 생략하면서 고객의 체감 효용이 커진다. 셋째, 개인화의 단위가 단순한 인구통계학적 세그먼트에서 고객 '의도'와 '맥락' 중심으로 이동한다. AI는 직전 대화 맥락과 사용자 목표를 읽어 적합한 앱을 제안하고, 앱은 그 상태를 그대로 이어받아 결과를 제시한다. 고객 입장에서 충성도의 근거는 더 이상 UI의 친숙함이 아니라 '한 번에 끝난다'는 완료 경험이 될 것이다.
AI가 인터페이스가 되는 시대, 고객 경험은 더 이상 '기획된 경로'를 따라 움직이지 않는다. 사용자의 의도는 곧 행동이 되고, 대화는 곧 실행이 된다. 기술이 아닌 '맥락'이 경험의 중심이 되는 순간, 브랜드는 고객의 선택을 기다리는 존재가 아니라, 고객의 대화 속으로 초대되는 존재가 된다. 따라서 마케터도 AI가 우리 브랜드의 역할과 가치를 어떻게 이해하고 연결하도록 설계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AI가 고객의 일상적인 대화와 결정을 매개하는 새로운 게이트키퍼로 자리잡은 지금, 진정한 경쟁력은 '검색에서 발견되는 브랜드'를 넘어 고객의 언어 안에서 어떤 의미로 불릴 수 있는가에 달려있다, 이것이 AI 시대의 브랜드 경쟁력이 될 것이다.
전상욱 HSAD 디스커버리센터장

3 hou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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