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블리싱을 주 사업으로 해왔던 카카오게임즈가 내년부터 전략을 바꿔 자체 개발에 집중한다.
최근 카카오게임즈는 개발사의 자금 문제로 8개월 만에 선보인 3분기 신작 '가디스오더'가 출시 40일 만에 서비스 중단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개발사에 좌지우지되는 퍼블리셔의 의존 구조가 한계를 드러낸 것이다. 카카오게임즈는 내년부터 자체 지식재산권(IP) 비중을 확대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카카오게임즈는 올 3분기 영업손실 약 54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고 5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약 1275억원으로 21.7% 감소했다.
3분기 실적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됐던 가디스오더가 흥행에 성공하지 못한 탓이 크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가디스오더의 개발사 픽셀트라이브는 자금난 문제로 예정된 모든 업데이트를 돌연 취소했다. 업데이트가 불가능한 만큼 서비스가 종료될 가능성이 크다. 가디스오더는 카카오게임즈의 올해 신작 공백을 메우는 핵심 IP였다.
조영민 카카게임즈 최고재무책임자(CFO)는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신작 효과가 기대 수준에 미치지 못해 하반기 실적 안정화 기여 제한적이었다"며 "4분기 영향 최소화를 위해 서비스 운영 비용 계획을 보수적으로 재설계해 수익성 관리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 대형 프로젝트는 완성도, 시장 적합성 점검을 전제로 단계적 비용 집행 원칙을 유지하겠다. 대작 출시 구간에서는 검증된 투자수익률(ROI) 프레임으로 성장 모멘텀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한상우 카카오게임즈 대표는 콘퍼런스콜을 통해 "전사 비용과 라이브 서비스 게임의 업데이트 일정까지 모든 역량을 수익성 방어에 맞춰 재설계하고 있다"며 "다만 수익성 개선 시점은 신작 출시와 성과에 달려 있어 내년 상반기까지는 보수적 관점에서 리소스를 최적 배분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게임즈는 그간 자체 개발작보다 퍼블리싱을 주 사업으로 진행해 왔다. 오딘: 발할라 라이징(오딘)을 제외하면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등 인기 게임 대다수는 외부 개발사 게임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선택과 집중’ 전략에 따라 최근 시너지가 낮은 비핵심 사업을 정리해 재무건전성을 확보했다. 개발사로서 역량을 늘리기 위해서다.
실제로 카카오게임즈가 내년에 선보일 신작 11종 중 8종은 자체 IP 게임이다. 내년 1분기에 출시 예정인 'SM 게임 스테이션(가제)'부터 '더 큐브, 세이브 어스', 2분기 출시 예정인 '프로젝트 Q(가제)', 3분기 예정작 '갓 세이브 버밍엄', '아케이지 크로니클', 4분기 예정작 '프로젝트 C(가제)', 발표 예정인 '프로젝트 S(가제)', '검술명가 막내아들 IP'가 그 대상이다. 이 중 프로젝트 Q와 아케이지 크로니클은 한 대표가 꼽은 내년 기대작이기도 하다.
한 대표는 콘퍼런스콜에서 "내년에 기대하는 타이틀은 크게 4가지"라며 "모바일에서는 프로젝트 Q와 프로젝트 OQ, PC·콘솔에서는 크로노오디세이와 아케이지 크로니클"이라고 짚었다.
카카오게임즈 관계자는 “핵심 사업인 게임에 역량을 집중할 수 있는 기반을 강화한 만큼, 그간 축적한 글로벌 서비스 경험과 개발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자체 IP’와 ‘글로벌’ 중심의 탄탄한 라인업을 잘 선보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

5 days ago
5
















English (U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