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아웃] K-푸드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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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확대 '케데헌' 열풍에 한국 관심 쑥

'케데헌' 열풍에 한국 관심 쑥

(서울=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미국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세계적 인기로 한국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구글 검색 트렌드에 따르면 현재(17∼23일) 기준 전 세계에서 '한국'(Korea) 검색량은 2022년말 이후 2년 8개월 만에 최대다. '한국 음식'(Korean Food) 검색량도 사상 최고 수준으로 '케데헌' 공개 후 75% 증가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 명동 한 K-푸드 전문점 모습. 2025.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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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종우 선임기자 =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치킨과 떡볶이, 김밥 등 K-푸드가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라고 한다. 한 여행 블로그엔 푸드 트럭에서 파는 떡볶이에 고추장을 더 달라며 줄을 선다는 글도 올라와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일본 초밥이 강세였던 몽골 시장에서 지금은 K-푸드가 이름값을 톡톡히 한다. 방송국은 '한국식 매운맛'을 다루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엔 '한국처럼 먹자'는 해시태그가 잇따른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9월 기준 K-푸드 수출액은 84억8천100만 달러(한화 약 12조원)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보다 8.9% 오른 역대 최대치다. 2016년 이후 9년째 상승세다. 가공식품이 전체의 60%를 차지했고, 수산물·농산물·축산물도 고르게 늘었다. 라면과 김이 각각 11억3천만 달러, 8억8천만 달러를 기록하면서 전체 수출액의 4분의 1을 차지했다. 또 과자와 믹스커피, 소스, 음료까지 고르게 확산했다. 미국·중국·일본이 절반을 소비했고,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원국이 전체의 80% 이상을 차지했다. 이제 K-푸드는 아시아의 식탁을 넘어 세계의 일상으로 번지고 있는 셈이다.

K-푸드의 선풍은 단순히 미각의 승리만이 아니다. 드라마와 영화가 인기의 도화선이 됐다. '기생충'의 짜파구리, '오징어게임'의 달고나가 한류의 입맛을 북돋웠다. '도깨비'를 비롯한 드라마 속 포장마차 문화도 한국 음식에 대한 관심을 높였다. 최근엔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전 세계에서 흥행을 거듭하며 한류 콘텐츠의 저력을 재차 입증했다. 이처럼 연이은 K-콘텐츠 흥행은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이는 자연스럽게 K-푸드 소비로 이어지고 있다.

한식의 매력은 '오방색'(청·적·황·백·흑 오행의 색)과 '조화'에 있다. 이런 미학적 가치는 음식을 넘어 하나의 문화 체험으로 승화되고 있다. 음식이 문화가 되고, 문화가 경제를 이끄는 선순환이 되고 있다. K-푸드의 매운맛 인기 배경엔 전략이 숨겨져 있다. 정부의 한식 세계화 정책이 씨를 뿌렸고, CJ·농심·오뚜기 같은 기업이 현지화 전략으로 브랜드를 키웠다. 여기에 K-팝과 드라마가 문화적 친숙함을 만들어냈다. 미국에선 KFOODinUS.com이 홍보 거점이 되고, 동남아에선 '매운맛=젊음의 코드'가 됐다. 김치는 한국의 시그니처가 되고 있다.

향후 과제는 맛의 깊이와 지속 가능성이다. K-푸드가 유행을 넘어 현지 음식문화로 자리 잡으려면, 제품의 다양성과 지속 가능성, 현지 입맛에 맞는 정교함이 필요하다. 지역 음식의 발굴, 현지 맞춤형 개발, 문화 맥락 등을 살린 치밀한 마케팅도 따라야 한다. 열풍에만 기댈 게 아니라 표준으로 거듭나야 한다. 몽골의 젊은이들은 한국 라면을 끓이면서 "뜨겁지만 끌린다"고 말한다고 한다. 그 한마디에 K-푸드의 미래가 있다면 과장일까.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5년10월29일 06시30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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