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욱 한양대 교수 "AI, 요술지팡이 아니라 거울…인간성 성찰 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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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이 주최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후원하는 '2025 한경 모바일 서밋'이 15일 서울 청파로 한국경제신문사 다산홀에서 '손 안의 AI, 나만을 위한 맞춤형 세상을 열다'를 주제로 열렸다. 이상욱 한양대학교 철학과&인공지능학과 교수가 '맞춤형 AI 시대, 미래는 오지 않는다!'를 주제로 기조발표를 하고 있다. / 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byun84@hankyung.com

한경닷컴이 주최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후원하는 '2025 한경 모바일 서밋'이 15일 서울 청파로 한국경제신문사 다산홀에서 '손 안의 AI, 나만을 위한 맞춤형 세상을 열다'를 주제로 열렸다. 이상욱 한양대학교 철학과&인공지능학과 교수가 '맞춤형 AI 시대, 미래는 오지 않는다!'를 주제로 기조발표를 하고 있다. / 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byun84@hankyung.com

“인공지능(AI)은 미래를 가져오는 기술이 아니라, 우리가 어떤 인간이 될 것인가를 되묻게 하는 거울입니다.”

이상욱 한양대 교수는 15일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사빌딩 다산홀에서 열린 ‘2025 한경 모바일 서밋’에서 ‘맞춤형 AI 시대, 미래는 오지 않는다’란 주제로 기조강연을 하고 이같이 밝혔다.

그는 “AI는 놀랍도록 정교하게 학습하고 응답하지만, 그것은 자각 없는 숫자 계산일 뿐”이라며 “기술을 향한 맹신보다는 인간성과 윤리에 대한 성찰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공신경망 기반 AI의 작동 원리에 대해 이 교수는 “AI는 인간의 두뇌 구조를 모방했지만,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사고하거나 자각하는 존재가 아니다”며 이를 ‘자각 없는 수행’이라고 명명했다.

AI의 세 가지 본질적 특성으로 △의식의 부재 △이해 불능의 오류 △신체성 결여가 꼽혔다.

이 교수는 “AI는 놀랍도록 똑똑하지만, 동시에 당황스러울 정도로 멍청하다”며 “그 본질을 이해하지 못하고 맹목적으로 기술에 의존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했다.

AI를 포함한 혁신적인 기술의 보급이 인류의 보편적 복지 향상을 보장하지 않는다고 이 교수는 지적했다. 세탁기가 처음 보급될 때는 여성들을 가사노동으로부터 해방해줄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렸다. 하지만 여전히 가사노동이 힘든 이유에 대해 이 교수는 “이전보다 옷을 세탁하는 빈도가 늘어나면서 가사노동의 양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혁신 기술이 곧바로 생산성을 높여준다는 것도 환상이라는 지적도 눈길을 끌었다. 이 교수는 1980년대 미국 기업의 사무실에 개인용컴퓨터(PC)가 보급되기 시작한 때의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당시 미국의 기업들은 PC가 생산성을 엄청나게 높여줄 ‘요술지팡이’로 생각했지만, 실제 기업의 생산성이 높아진 건 10여년이 지난 1990년부터”라며 “기술을 활용하는 방법을 찾아내야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모바일 AI 시대는 기술이 주도하는 미래가 아니다”라며 “우리가 어떤 인간으로 살아갈 것인지에 대한 성찰이 먼저”라고 강조했다.

2025 한경 모바일 서밋은 한경닷컴이 주최하고 과기정통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후원한다. 올해로 11회째를 맞았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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