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필을 오래 쓰면 줄고 또 줄어서 아주 짧아집니다. 몽당연필, 예전에는 흔했습니다. 키 작은 연필을 쓰고 또 쓰다가 때가 되면 연필 대가리를 다듬기도 합니다. 싸구려 볼펜 껍데기에 끼워 쓰기 알맞게 말입니다. 물건의 끝이 닳거나 잘려서 없어진다는 뜻으로 동사 [모지라지다]를 씁니다. 연필 끝이 모지라지고 책상 네 귀가 모지라지며 밥주걱이 모지라집니다. 그렇게 오래 써서 끝이 다 닳은 물건을 [모지랑이]라 합니다. 모지랑은 다른 말에 붙어 모지랑갈퀴, 모지랑낫, 모지랑붓, 모지랑비(빗자루), 모지랑수염, 모지랑숟가락, 모지랑호미 같은 낱말도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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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국어대사전 캡처
이 모지랑과, 몽당연필 할 때 몽당은 뜻이 같거나 비슷합니다. 모지랑붓과 몽당붓이 같고 모지랑비와 몽당비 역시 한가지입니다. 다만, 몽당연필을 모지랑연필이라고 하지 않듯 몽당 계열 낱말이 따로 있고 다른 의미를 보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키가 작고 몽톡한 소나무는 몽당솔입니다. 모지랑솔은 없습니다. 몹시 해지거나 하여 아주 짧아진 바지(치마)도 몽당바지(치마)라 하지 모지랑바지(치마)라고는 않습니다. 몽당손(발) 하면 사고나 병으로 손(발)가락이 없어진 손(발)을 뜻하여 일종의 의미 변화가 일어난 보기입니다.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자, uni@yna.co.kr)
※ 이 글은 다음의 자료를 참고하여 작성했습니다.
1. 이기문, 『당신의 우리말 실력은?(수정증보판)』, ㈜동아출판사, 1990, p. 54. 모지라지다
2. 최종희, 『고급 한국어 학습 사전』(2015년 개정판), 커뮤니케이션북스, 2015
3. 표준국어대사전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5년10월17일 05시55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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