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영상 앱 '소라', 유명 캐릭터 무단 사용 논란 확산

챗GPT 개발사 오픈AI가 선보인 동영상 생성 애플리케이션 '소라'(Sora)가 저작권 침해 논란에 휘말렸다. 유명 애니메이션·게임 캐릭터가 무단으로 사용된 영상이 확산하면서, 저작권 소송이 잇따를 가능성이 제기됐다.

미국 경제매체 CNBC는 4일(현지시간) “소라 플랫폼에 '스펀지밥', '사우스파크', '슈퍼배드' 등 주요 애니메이션 시리즈의 캐릭터를 활용한 동영상이 다수 게시되고 있다”며 “저작권 분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앱은 지난달 30일 출시 이후, 이용자들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인기 브랜드나 캐릭터를 등장시키는 짧은 동영상을 제작·공유하면서 급속히 확산했다. CNBC에 따르면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포켓몬스터' 캐릭터들과 함께 서서 “닌텐도가 우리를 고소하지 않길 바란다”고 말하는 장면의 영상도 플랫폼에 올라왔다.

플랫폼에서는 '심슨 가족', 스타벅스 로고 등 다양한 저작권 대상 이미지도 쉽게 생성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크 렘리 스탠퍼드대 로스쿨 교수는 “소라에서 만들어지는 만화 캐릭터 영상 상당수가 저작권을 침해할 것”이라며 “오픈AI가 대규모 소송 위험에 노출됐다”고 말했다.

일본에서도 불만이 확산하고 있다. 일본 언론은 오픈AI가 디즈니 등 미국 기업과는 일부 캐릭터 사용을 제한하는 계약을 맺었지만, 일본 애니메이션 캐릭터에 대해서는 별도 조치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한 출판업계 관계자는 “법 체계 차이일 수는 있지만 일본을 경시하는 듯한 인상을 준다”고 말했다.

오픈AI는 과거에도 유사한 논란을 겪었다. 올해 3월에는 '스튜디오 지브리' 등 특정 제작사의 화풍을 모방한 이미지를 생성하는 챗GPT 모델을 공개해 저작권 침해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올트먼 CEO는 4일 자사 블로그를 통해 “소라의 저작권 작품 처리 방식을 조정해 저작권자가 자신의 캐릭터 사용을 직접 통제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초상권 동의(옵트인) 방식과 유사하지만, 보다 강력한 통제 기능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