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달 초 백악관 집무실에서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을 극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이 사람과 함께한다. 그의 철학이 옳기 때문”이라며 밀레이 대통령을 지지했다. 밀레이 대통령은 자국의 화폐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8400㎞를 날아왔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는 조건부였다. 그는 “이길 수도 있고, 질 수도 있다”고 했다. 이는 지난 26일 실시된 아르헨티나 중간선거를 염두에 두고 한 말로 보였다. 이어 “나는 그가 이길 거라고 본다. 그가 이기면 계속 함께할 것이고, 지면 우리는 떠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아르헨티나 대표단에는 뼈아픈 말이었을 것이다. 현재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은 자국 통화인 페소의 가치를 유지하기 위한 달러가 거의 바닥난 상태다. 아르헨티나는 미국 재무부의 지원을 기대하고 있었다.
밀레이, 중간선거 이겼지만
시장은 밀레이 대통령의 인기가 최근 몇 달간 하락세였기 때문에 긴장했다. 그가 승리할지 불확실했다. 지난 9월 부에노스아이레스주 지방선거에서 우파 진영이 크게 패배한 사례가 있어 이번에도 큰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우려됐다. 결과가 어떻든 간에 아르헨티나 정부는 미국으로부터 수십억달러의 대출을 받아도 피할 수 없는 페소 가치 조정을 앞두고 있었다. 밀레이 대통령이 선거에서 패배하면 상황은 더 혼란에 빠졌을 것이다.
밀레이 대통령의 정당은 하원이나 상원에서 전체 의석의 3분의 1 이상만 확보하면 됐다. 결과는 그 이상이었다. 하원에선 전체 257석 중 약 110석을 차지하며 대통령의 거부권을 무력화하려는 야당의 시도를 막을 수 있게 됐다.
사실 밀레이 대통령은 이미 큰 승리를 거둘 수 있는 상황이었다. 2023년 말 200%가 넘던 물가상승률은 올해 말 30% 수준으로 떨어질 전망이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2년 전에는 막대한 재정 적자를 기록했다. 지금은 연방 예산을 균형 상태로 되돌렸다.
하지만 생활 수준이 높아지면서 국민의 기대감도 올라갔다. 올해 중반부터 경제 성장이 둔화하자 국민들은 밀레이 대통령의 능력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게다가 밀레이 대통령은 부패한 기성 정치권을 몰아내겠다고 약속했지만, 그의 정부에서도 부패 사건이 터지면서 입지가 흔들렸다.
해결 어려운 페소화 문제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페소화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 부족이었다. 이는 부분적으로 밀레이 대통령이 초래한 결과이기도 하다. 밀레이 정부는 출범 당시 전 정부에서 물려받은 고정 환율을 달러당 400페소에서 800페소로 평가절하했다. 하지만 환율은 여전히 시장가치보다는 고평가돼 있다.
밀레이 정부 출범 2년이 지난 지금도 일부 자본 통제가 유지되고 있다. 환율은 여전히 중앙은행이 관리한다. 환율이 약세를 보일 때마다 당국은 달러를 매각해 페소를 방어해 왔다. 하지만 이제 달러가 거의 바닥났다. 밀레이 대통령의 선거 승리로 정부 신뢰도는 어느 정도 회복될 전망이다. 페소화 가치도 당분간 안정을 찾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페로니즘 재집권 가능성이 여전하고 근본적인 경제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결국 아르헨티나는 달러와 같은 안정적인 새로운 통화 체제가 필요하다.
원제 Argentina’s Elections, Trump and the Peso

1 week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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