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목적을 지배해야 선진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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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목적을 지배해야 선진국이다

세계적으로 ‘목적’ 중심 사고가 부상하고 있다. ‘우리는 왜 사는가?’와 같은 삶의 목적에 대한 의식이 강해지고 있다. 이는 세계가 대전환 시대에 접어들며 미래에 관한 불안이나 불확실성이 커지며 나타나는 현상으로 보인다. 특히, 기후 위기 등 환경의 지속 가능성, 사회 양극화 등 사회의 지속 가능성이 위협받고 있으며 불안해진 인류의 지속 가능성 확보가 목적 중심 사고의 핵심이 되고 있다.

목적 중심 사고에서 목적은 목표와 다르나 혼동하기 쉽다. 특히 ‘빠른 추격자(fast follower)’ 전략으로 선진국이 된 우리나라는 자연적으로 목표 지향적이 됐고, 목적에 대한 의식이 약하다. 수출 목표, 1인당 국민소득 목표 등 선진국이 되기 위한 정량적 목표에 매달리느라 국민 행복, 인류 공영 등 선진국이 되기 위한 목적을 정립하거나 선도할 여유가 없었다. 국가적으로든 국민 개개인으로든 삶의 목적 정립 없이 목표 달성에만 매진하면 궁극적 목적인 국민 행복이나 인류 공영을 이루기 어려운 것은 자명하다.

국민의 가치 체계가 수입이 얼마나 많고 어느 대학을 나왔고 어떤 집을 가지고 있느냐 등 정량적 목표에 집착하면 할수록 우리 사회는 극한 경쟁과 양극화에 내몰리고 궁극적 목적과 멀어질 것이다. ‘삼포세대’ ‘오포세대’를 넘어 꿈과 희망도 포기하는 ‘칠포세대’라는 말이 나올 만큼 우리 청년들의 압박과 좌절은 결국 세계 최악의 저출생과 고령화로 치달으며 국가의 미래를 어둡게 하고 있다. 개발도상국이 한국의 기술과 산업은 배우고 싶지만 사회는 절대 배우고 싶지 않다는 말은 우리가 꼭 새겨들어야 할 충고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과거 목표 중심의 ‘빠른 추격자’ 프레임에서 탈피해 목적 중심의 ‘선도자(first mover)’ 전략으로 전환해야 진정한 선진국이 될 수 있다. 대한민국이 인류가 직면한 난제를 해결하고 지속 가능, 건강, 안전, 편리, 성장 등 인류의 비전을 세계인에게 제시하며 인류의 지속 가능성과 공영의 방향을 제시하는 선도자가 돼야 한다. 선도자는 강력한 목적을 정립하고 이를 이루기 위한 수단으로 기술 혁신을 선도한다. 기술이 국가의 명운을 좌우하는 기술패권 시대에 기술 자체도 중요하나 기술의 목적이 더 많이 주목받는 이유다. 기술 개발 및 혁신의 목적이 기술을 위한 기술이 아니라 인류를 위한 기술이어야 한다는 의미다.

세상을 바꾸고 있는 인공지능(AI)도 인류를 위한 AI여야 한다고 AI의 목적이 강조되고 있다. 인류의 난제 해결, 비전 실현, 지속 가능성 확보 등 궁극적 목적은 현재 인류의 역량으로는 이루기 어렵고 AI를 통해 인류의 지적·물리적 역량을 획기적으로 확장해야 가능하다는 것이 AI의 목적이다.

전 세계적으로 이 목적에 대한 공감대를 만들어 가는 것이 선도자의 역할이다. AI는 늦었지만 AX(AI 대전환)는 앞서가자는 전략으로 이런 AI의 목적을 주도하면 우리도 선도자가 될 수 있다. AX의 핵심인 산업 AX의 선도자가 될 수 있도록 미·중 대비 상대적 열세인 AI 원천기술은 빠른 추격자 전략으로 따라가고 다른 핵심으로 우리가 강점이 있는 산업 데이터 및 도메인 노하우로 승부하면 승산이 있다. 우리 국가 AI 전략도 핵심 AI 반도체인 그래픽처리장치(GPU) 보유 대수, AI 인재 수 등의 목표도 중요하나 목적을 선도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목적 중심 사고가 약한 우리 국가, 사회, 국민 모두 함께 왜곡된 가치 체계를 고치고 목적, 미션, 비전의 재정립과 강화에 매진해 세계를 선도하는 대한민국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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