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 핵융합의 열쇠'는 고온 초전도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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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융합의 열쇠인 초전도체는 노벨물리학상의 단골 주제이면서도 과학계의 대표적 난제다. 과학적 난제는 풀릴 경우 산업적 파급효과가 크다. 초전도체 역시 마찬가지다.

특정한 온도와 압력 등의 조건에서 저항이 완전히 사라지는 초전도체 개념은 20세기 초 처음 나왔다. 네덜란드 물리학자 헤이커 K 오너스가 수은의 온도를 약 4K(영하 269도)까지 낮추면 초전도 현상이 나타난다는 것을 1911년 인류 역사상 처음 발견했다. 그는 1913년 노벨물리학상을 받았다.

초전도 현상을 이론적으로 설명하기까지는 반세기가 더 걸렸다. 미국의 물리학자 존 바딘과 리언 쿠퍼, 존 슈리퍼가 초전도 현상을 수학적으로 설명하는 BCS 이론을 내놨다. 이들은 1972년 노벨물리학상을 공동 수상했다.

이보다 온도가 높은 상태에서 초전도 현상이 가능하다는 고온 초전도체는 핵융합 발전소 크기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고온 초전도체는 독일의 물리학자 요하네스 베드노르츠와 스위스의 물리학자 카를 뮐러가 1986년 처음 발견했다. 란타넘-바륨-구리 산화물로 이뤄진 세라믹을 연구하다 35K(영하 238도)에서 초전도 현상이 나타나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이듬해 노벨물리학상 수상으로 이어졌다.

가장 최근엔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가 2019년 란타넘과 수소를 이용해 초전도 발생 가능 온도를 영하 20~30도까지 끌어올렸다고 밝혔다.

2023년 한국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상온·상압 초전도체’ LK-99를 발견했다는 주장에 전 세계가 들썩인 적이 있다. 과학계 검증 결과 LK-99는 초전도체가 아니라 저항이 큰 부도체로 판명 났다. 기업 가운데서는 코스닥시장 상장사인 서남이 송전선용 고온 초전도체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대기업 중에선 LS전선이 고온 초전도체로 직류 송전선로를 만들어 미국 시장 진출을 추진한 바 있으나 성공하진 못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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