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바이오 경영권, 美 암호화폐 투자사로 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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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바이오 경영권, 美 암호화폐 투자사로 넘어간다

이정규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대표(사진)가 최대주주 자리에서 내려온다. 회사를 관리종목에서 벗어나게 하기 위해 미국 디지털자산 투자사에서 대규모 자금을 유치한 결과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브릿지바이오는 오는 30일 미국 파라택시스홀딩스 계열사인 파라택시스코리아펀드 1호(유한회사)를 대상으로 200억원 규모 제3자 배정 유상증자와 50억원 규모 전환사채(CB) 발행을 한다. 증자와 CB 발행이 끝난 후 브릿지바이오 최대주주는 창업주인 이 대표에서 파라택시스코리아로 바뀐다. 브릿지바이오는 “증자 및 파라택시스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법차손) 이슈를 포함한 상장 유지 관련 주요 이슈가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브릿지바이오는 지난 3월 법차손 요건 미달로 관리종목에 지정됐다. 2개 사업연도 연속으로 법차손이 자기자본의 50%를 초과했기 때문이다. 코스닥시장 상장규정상 이 요건을 해소하지 못하면 관리종목 지정 1년 후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이 된다.

브릿지바이오 경영권, 美 암호화폐 투자사로 넘어간다

이 대표는 계속 바이오사업을 이끌며 이사회에 남는다. 그는 바이오사업부문 인력과 함께 특발성 폐섬유증(IPF) 치료제 BBT-877을 포함한 핵심 임상과제의 사업 개발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

파라택시스는 제약·바이오 산업과는 거리가 먼 투자자다. 암호화폐 등 디지털자산 분야에 특화된 멀티스트래티지(다중전략) 투자 운용사다. 2019년 설립돼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두고 있다. 파라택시스 공동 설립자인 에드워드 진 대표는 디지털 자산 전문 투자은행인 갤럭시디지털에서 투자은행가로 활동한 경력이 있다. 브릿지바이오는 “파라택시스의 풍부한 디지털자산 투자 경험을 바탕으로 기관투자가 중심 비트코인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브릿지바이오가 제약·바이오업계에서 투자 유치에 실패한 것은 잇단 임상 실패가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브릿지바이오가 개발한 궤양성 대장염 치료제 BBT-401은 2023년 2월 글로벌 임상 2a상에서 투약군이 위약군보다 치료 효과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BBT-877은 2019년 독일 베링거인겔하임에 최대 1조5000억원 규모로 기술이전됐지만 2020년 독성 우려로 권리가 반환됐다.

김유림 기자 youfore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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