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릴리 공장 인수 美 당국 승인받아…7000억원 추가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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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11.11 08:38 수정2025.11.11 08:38

인천 송도에 위치한 셀트리온 본사 전경./ 강은구 기자

인천 송도에 위치한 셀트리온 본사 전경./ 강은구 기자

셀트리온이 글로벌 빅파마 일라이릴리의 미국 공장 인수 절차를 모두 마쳤다. 새로 확보한 미국 내 생산시설은 셀트리온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리스크를 해소하는 거점이 될 전망이다. 셀트리온이 본격 추진하고 있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짐펜트라’ 등 주력 제품의 현지 영업과 위탁생산(CMO) 확대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美 규제기관 기업결합 심사 절차 최종 완료

셀트리온 연구원이 자사 생산시설 내에서 연구를 하고 있다./ 셀트리온 제공

셀트리온 연구원이 자사 생산시설 내에서 연구를 하고 있다./ 셀트리온 제공

셀트리온은 미국 연방거래위원회 사전신고사무국(PNO)으로부터 뉴저지주 브랜치버그에 위치한 일라이릴리의 생산시설 인수에 대한 기업결합 심사 절차를 모두 마쳤다고 11일 발표했다. 셀트리온이 앞서 지난 9월 인수 본계약을 체결한 이 공장은 14만9000㎡(약 4만5000평) 부지의 대규모 생산시설이다. 셀트리온인 이 공장 인수에 4600억원을 투자했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로부터 심사가 완료되며 셀트리온은 공장 인수를 위한 규제기관 필수 절차를 모두 마쳤다. 셀트리온은 지난달 31일에는 아일랜드 정부 기관의 기업결합 심사 승인을 받았다. 두 건의 기업결합 심사는 기업 간 자산을 결합하는 과정에서 시장경쟁을 저해할 우려가 있는지 등을 각국에서 판단하는 절차다. 이번 절차는 미국 ‘하트 스콧 로디노 반독점법(HSR법)’에 따라 진행됐다. 이 심사가 계약의 최종 성사 여부를 결정짓는 핵심 과정이었던 만큼, 연말까지 딜클로징(거래 종결)에는 차질이 없을 전망이다.

인천 송도 셀트리온 2공장 전경./ 셀트리온 제공

인천 송도 셀트리온 2공장 전경./ 셀트리온 제공

인수 직후 대규모 추가 투자에 나서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셀트리온은 인수 후 생산 시설의 4분의 1에 달하는 1만1000평 규모의 유휴 부지에 최소 6000억원 이상을 추가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생산 시설 증설이 완료되면 브랜치버그 공장의 생산능력(캐파)은 현재 셀트리온의 최대 생산시설인 인천 송도 2공장의 1.5배 수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發 리스크 탈피 성공

셀트리온은 이미 인수 후 통합(PMI)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연내 딜클로징과 동시에 업무 단절이 없도록 업무영역별 실무 파견자를 현지 공장에 집중 투입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또 기존 현지 직원들이 변화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현지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지원도 지속적으로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지난 9월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미국 생산시설 인수에 대해 말하고 있다./ 셀트리온 제공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지난 9월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미국 생산시설 인수에 대해 말하고 있다./ 셀트리온 제공

새 미국 생산 시설에선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와 항암제 등이 주로 생산될 전망이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앞서 지난 9월 진행된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떠오르고 있는 항체약물접합체(ADC)는 공급 과잉 상태라 항체의약품 생산에만 집중할 것”이라며 “(미국 공장 인수로) 관세 리스크가 없어진다는 점에서 미국 대형 약국 체인들의 선호도가 높아지는 만큼 짐펜트라 등의 매출에도 긍정적일 것”이라고 했다.

이번 공장 인수는 셀트리온이 미국에서 CMO 사업을 대폭 확대하는 기점이 될 전망이다. 최근 미국 내 의약품 생산 수요가 대폭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기회로 삼겠다는 게 셀트리온의 목표다. 또 오랜 바이오의약품 개발 및 생산 경험과 자체 축적해 온 신약 CMO 등 사업 실적(트랙 레코드)를 살려 향후 CMO 고객 유치에도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앞서 릴리와 협의한 CMO 계약에 따라 공장 인수 직후부터 수익을 창출하고 투자금 조기 회수도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의약품 생산·공급 경쟁력 강화를 통해 회사의 성장을 가속화하고 주주가치 제고에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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