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트럼프-시진핑, 무역전쟁 휴전… 韓 경제 체력 다질 기회

1 week ago 7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0일 부산 김해국제공항 옆 김해공군기지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뒤 대화를 나누고 있다. 부산=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0일 부산 김해국제공항 옆 김해공군기지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뒤 대화를 나누고 있다. 부산=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0일 부산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미중 무역 갈등을 완화하는 데 합의했다. 양국 내부에서 무역전쟁으로 인한 경제적 피로감이 쌓이고 있는 데다, 주요 2개국(G2)의 정면충돌이 글로벌 경제에 큰 부담을 준다는 점을 고려해 무역전쟁을 ‘휴전’하는 데 잠정적으로 동의한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 표현대로 “(미국과 중국) 두 맷돌 사이에 끼어 있는 형국”인 한국은 잠시 숨 돌릴 시간을 벌게 됐다.

두 정상의 만남은 트럼프 1기 때 이후 6년 4개월 만이다. 이번에 미국은 합성마약 원료의 주요 수출국이란 이유로 중국에 부과해 온 20% ‘펜타닐 관세’를 10%로 낮추고, 중국은 희토류 수출 통제를 최소 1년간 유예하기로 했다. 이로써 중국산 제품의 대미 수출관세는 45%로 낮아진다. 중국은 미국의 관세 압박에 대응해 전면 중단했던 미국산 대두 수입도 재개한다.

이번 합의로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후 고조돼 온 양국의 긴장은 다소 완화될 전망이다. 한미 관세협상 타결에 이어 찾아온 1, 2위 수출 대상국 간 갈등 완화는 우리 경제엔 희소식이다. 중국 밖에서 중국산 희토류를 섞어 만든 제품의 수출까지 통제하려던 중국의 계획이 미뤄짐에 따라 한국의 전기차·배터리·반도체·로봇 산업에 미칠 충격은 줄어들 전망이다. 우리 반도체 기업들 역시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 통제 완화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문제는 이런 소강 상태가 얼마나 지속될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미국은 최근 호주·일본·영국과 ‘희토류 동맹’을 맺는 등 중국의 공세에 가장 취약한 희토류 자급 능력 확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도 미국산 인공지능(AI) 칩 의존을 줄이기 위해 자국 반도체 사용을 기업들에 독려 중이고, 대두 같은 필수 농산물 수입처도 브라질 등으로 다변화하고 있다. 자국 경제의 피해를 줄일 채비가 갖춰지면 양국은 언제든 다시 무역전쟁의 불씨를 댕길 수 있다.

미중 간 무역전쟁의 ‘휴전’은 한국 경제가 핵심 산업의 원재료 공급망을 재정비하고, 미중에 40% 가까이 의존하는 편중된 수출 구조를 바꿀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다. 한국이 출자하는 대미 투자펀드를 통해 미국 주도의 희토류 동맹 참여를 적극 모색할 필요가 있다. 빠르게 성장하는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등으로 수출시장을 다변화하고, 한국이 빠져 있는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서둘러 다음 무역전쟁에 대비해야 한다.

사설 >

구독

이런 구독물도 추천합니다!

  • e글e글

  • 우아한 라운지

    우아한 라운지

  • 고양이 눈

    고양이 눈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