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수익성이 20년 새 반토막 난 것으로 파악돼 경제와 산업 전반의 체질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어제 내놓은 ‘매출액 1000대 기업의 20년 수익성 추이와 시사점’ 보고서를 보면 조사 대상 대기업의 총자산영업이익률(ROA)은 2004년 4.2%에서 지난해 2.2%로 떨어졌다.
대한상의는 한계기업 과보호가 수익성 하락의 핵심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외환위기 이후 정치권은 선거와 실업 등을 의식해 구조조정을 늦췄으며, 그 여파로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 갚는 이른바 ‘좀비기업’ 비중이 최근 10년 새 31.9%에서 42.8%로 높아졌다.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한계기업 비중이 10%포인트 늘면 정상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은 2.04%포인트 낮아지고 ROA는 0.51%포인트 떨어진다.
기업 수익성을 저하하는 요인은 이뿐만이 아니다. 산업계 전반적으로 공장과 생산설비 등 유형자산을 늘리는 투자 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도 문제다. 우리 경제를 이끌어 온 반도체와 자동차 기업 등이 제조 중심의 설비 증설에 집중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 하지만 이익률이 높은 소프트웨어, 인공지능(AI) 등 무형자산 투자는 지지부진한 것이 사실이다. 이에 따라 이익률은 악화하고 혁신은 멈추는 양상이다.
기업 생태계의 역동성 역시 크게 떨어졌다. 최근 20년간 수출 상위 10대 품목은 반도체, 자동차, 선박, 무선통신기기, 석유제품 등 그대로이며 주력 기업도 삼성, SK, 현대차, LG, 롯데 등 변화가 없다. 최근 30년간 창업 후 대기업으로 성장한 회사도 네이버, 카카오, 미래에셋, 일부 게임회사 등을 제외하면 찾기 쉽지 않다.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등 창업·혁신기업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미국과는 비교조차 어렵다.
미국 싱크탱크 CSIS 분석을 보면 지난해 기준 ROA는 미국 6.2%, 영국 3.4%, 일본 3.3% 등이다. 미국발 관세 충격까지 감안하면 제대로 경쟁할 수 있을까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한계기업 구조조정과 함께 20년, 30년 뒤를 내다본 새로운 성장과 혁신 전략을 전면적으로 펼쳐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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