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건진 게이트’는 구조적 권력 비리… 드러난 건 빙산의 일각

1 week ago 6
검찰이 윤석열 전 대통령 사저를 압수수색한 이후 처음으로 3일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전 씨를 상대로 통일교 전 고위 간부인 윤모 씨에게서 다이아몬드 목걸이, 샤넬백, 인삼 등을 건네받아 김건희 여사에게 전했는지 집중적으로 추궁했다고 한다. 검찰은 윤 씨가 통일교의 캄보디아 개발사업 지원, 통일교 관련 재단의 YTN 인수 추진, 비무장지대에 유엔 제5사무국 유치 등 5가지 분야에 청탁을 시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대부분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 사업들이다. 전 씨를 매개로 한 정권 차원의 유착 구조, 비리 구조의 일단이 드러날지 주목된다.

그동안 전 씨에게 접근한 사람이 윤 씨에 그칠지도 의문이다. 전 씨는 김 여사가 운영한 코바나컨텐츠 ‘고문’ 명함도 갖고 있었을 뿐 아니라 ‘양재동 캠프’로 불린 윤 전 대통령 비공식 대선 선거운동 조직의 운영도 도왔다고 한다. 윤 전 대통령 부부와 친분이 깊은 ‘막후 실세’로 알려지면서 정·관·재계 인사들이 전 씨에게 줄을 댔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전 씨는 검찰에서 ‘대기업에서 나를 모르는 사람이 없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한다.

이를 바탕으로 전 씨가 각종 이권 사업과 인사 등에 개입한 정황이 여럿 있다. 전 씨는 이미 지방선거 후보에게서 1억 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찰리’로 불린 전 씨 처남은 대통령실 신모 행정관 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있다. 전 씨가 딸에게 “언제든지 쓸 수 있어”라고 말한 것에 비춰 볼 때 전 씨 일가가 신 행정관을 통해 민원을 해결했을 가능성이 있다.

또 전 씨 주거지에서 확보한 현금 다발 가운데 5000만 원은 ‘한국은행’이라고 적힌 비닐로 포장된 ‘관봉권’으로,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형태가 아니어서 출처가 의심스럽다. 전 씨 부인 명의 계좌에서도 6억4000여만 원의 수상한 자금 흐름이 포착됐다. ‘건진 게이트’는 구조적 권력 비리임이 하나둘 드러나고 있다. 통일교 관련 의혹들은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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