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로노이가 자가면역질환 경구치료제 후보물질 ‘VRN04’를 미국 안비아 테라퓨틱스에 양도하는 최대 200억원 규모 계약을 체결했다.
보로노이는 18일 안비아 테라퓨틱스와 VRN04 프로그램에 대한 자산 양도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8월 옵션 계약을 맺은 데 이어 안비아가 독점 인수권을 행사하면서 본계약으로 전환된 것이다.
이번 계약에 따라 보로노이는 안비아 보통주 300만주(약 41억원 상당)를 선급금으로 받고, 개발 단계별 마일스톤 달성 시 최대 1150만달러(159억원)의 추가 현금·지분을 수령한다. 계약 총액은 최대 1450만달러(200억원) 규모로, 상업화 이후에는 순매출 기준 3% 로열티를 받을 수 있다.
VRN04는 TNF-α 신호전달을 조절하는 경구 투여형 RIPK1 저해제 후보물질로, 보로노이는 작년 계약 당시부터 안비아로부터 연구비를 지원받아 최종 후보물질을 선정했다. 안비아는 보로노이로부터 해당 물질을 양도받아 글로벌 임상 개발을 직접 추진할 예정이다.
김대권 보로노이 연구부문 대표는 “이번 계약으로 VRN04의 글로벌 개발이 본격화됐다”며 “치료 옵션이 부족한 자가면역질환 영역에서 새로운 먹거리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계약은 비핵심 파이프라인에서 현금과 지분을 동시에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개발·임상 비용 부담을 줄이면서도, 성공 시 마일스톤과 로열티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특히 보통주를 계약금으로 받으면서 안비아의 기업가치 성장에 따른 자산 재평가 이익 가능성도 열어뒀다.
옵션 계약 단계에서 확정 후보물질 선정까지 완료한 뒤 본계약으로 이어졌다는 점은 보로노이의 후보물질 개발 기술력을 재차 검증받았다는 신호로도 해석된다.
RIPK1 저해제는 세포 사멸과 염증 반응의 핵심 조절자로 주목받는 표적이다. 로슈,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등 글로벌 제약사들이 관련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으나 아직 상업화된 약물은 없다. TNF-α 억제제(레미케이드, 휴미라 등)가 주사제 형태로 쓰이는 가운데, 알약으로 먹을 수 있는 저분자 화합물이라는 점은 환자 편의성과 시장 확장성 측면에서 매력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자가면역질환 시장은 연간 100조원 이상 규모로 추산된다. 업계 관계자는 “폐암 치료제에 집중하는 항암제 중심 신약개발 파이프라인을 다변화하고 안정적 수익원을 확보할 기회를 마련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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