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등학교 때까지 문과였습니다. 취업을 준비하면서 책을 보며 손으로 코딩을 따라 했을 때, 흐름과 원리를 이해하는 게 재밌었습니다.”
서울시 청년취업사관학교(SeSAC, 새싹) 영등포 캠퍼스에서 인공지능(AI) 개발자 양성과정을 수강 중인 최성호 씨(26)는 독학으로 코딩 공부를 시작했다. 현재는 의료 데이터 분석가를 목표로, 하루 8시간씩 수업에 몰두하고 있다.
서울시는 올해 청년취업사관학교 커리큘럼을 AI 중심으로 전면 재편했다. 연말까지 자치구별로 25개 캠퍼스를 개관, 연간 3000명의 AI 인재를 양성할 계획이다.
이날 기자가 방문한 영등포 캠퍼스 강의실에선 AI데이터 개발자 교육이 한창었다. 오전 일찍부터 강사의 지도 아래 교육생들의 눈과 손이 PC와 노트북을 바쁘게 오가고 있었다.
특히 가장 먼저 생긴 영등포 캠퍼스는 청년취업사관학교의 안테나와 같은 곳이다. 3~6개월 간 기초 이론과 실무 프로젝트가 병행되는 민간 위탁 교육이 이뤄지며, 현장성과 실무 연계성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과정을 운영하는 기업 '휴마인'의 조혜준 대표는 “기술 자체보다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하는 역량이 더 중요하다”며 “단순한 코딩을 넘어 적절한 기술을 선택해 문제 해결에 적용하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사진은 대부분 전현직 개발자로 구성된다. 현직 개발자가 강의를 병행하거나, 실무 경험이 풍부한 전직 개발자가 강의에 참여한다. 강의 전달력을 검증하기 위해 2회 이상의 파일롯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교육생 나이·배경도 다양하다. 관련 전공자·비전공자, 자영업 종사자, 프리랜서 출신도 참여한다. 조 대표는 “창업 준비나 현재 일의 고도화를 위해 AI를 배우러 오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교육시 학습 격차 해소를 위해 실력이 낮은 수강생 옆에 숙련자를 배치해 상호 학습을 유도하고, 강사는 주 2~3회 보충 수업을 자율적으로 운영한다.
백승관 서울경제진흥원(SBA) 교육 담당자는 “SBA와 휴마인에서 교육 이외에도 취업 매칭, 포트폴리오 컨설팅, 1:1 상담 등 교육 후속 지원도 제공하고 있다”며 “취업률은 76%에 이른다”고 전했다.
다만, AI 실습에는 고비용 장비와 외산 응용프로그래밍인터페이스(API)가 필요한 경우가 많아 운영상 어려움도 따른다. GPT 기반 응용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 사용은 증빙이 어렵고, 이에 대한 공공의 예산 편성도 쉽지 않다.
최 씨는 “취업 이후에도 연계된 심화 과정이 있다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조 대표는 “현장에선 온보딩 없이 곧장 실무에 투입되는 경우도 많아, 교육 이후 일정 기간까지 성장을 도와주는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명희 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