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 ‘업로드’ 속 디지털 사후세계
계정주가 기억 조작, 삶을 통제해
뇌 정보 업로드하는 ‘디지털 영생’… 노화 막는 ‘육체적 영생’으로 접근
젊음 오래 유지할 기술 찾더라도… 새로 불거지는 윤리문제도 풀어야

인간의 영생에 대한 갈망은 새로운 게 아니다. 진시황은 인류 역사상 최대 규모의 토목공사 유적인 만리장성을 쌓은 것으로 유명하지만, 불로초를 구하려고 천하를 뒤지게 했던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세상의 모든 것을 가졌음에도 노화는 막을 수 없었다. 그러나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노화를 되돌리고 영원히 살 방법은 없을까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드라마 업로드는 뇌를 통째로 복제해 업로드하는 방식의 영생을 보여준다. 아인슈타인의 뇌를 보관하면 다시 아인슈타인 같은 천재 과학자를 부활시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접근법이다. 실제로 사후에 자신의 뇌를 냉동 보관해 미래에 그런 기술이 생기면 자신을 부활시키려는 시도도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는 뇌를 복제할 수 있는 기술이 존재하지 않는다.
게다가 그런 기술이 현실화된다고 해도 많은 윤리적 문제가 따른다. 우선, 신체를 떠나 뇌 속 생각만을 컴퓨터에 담는다면 그것이 과연 ‘나’인가 하는 점이다. 컴퓨터 안에 여러 사람의 뇌 속 생각이 동시에 존재하고, 그것이 한 시스템의 통제를 받는다면 그것을 ‘나’라고 정의하기는 어렵다. 또 다른 문제는, 이러한 기술로 영생을 가능하게 하는 비용을 누가, 왜 부담할 것이냐는 점이다. 드라마 속 네이선은 여자친구가 비용을 지불해 그녀가 그의 사후세계를 소유물처럼 통제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는 인간에 대한 소유권 행사라는 문제에 더해 빈부격차가 곧 수명격차로 이어질 수 있는 문제를 부각시킨다. 이런 세상은 심각한 도덕적 타락으로 빠질 수 있다.
두 번째 방법, 즉 신체의 노화를 막아 영생하는 것은 가능할까? 지속적인 세포 분열에 따른 유전자 변이를 막거나, 성숙한 세포에서 줄기세포를 만들어 세포 자체를 더 젊게 만들거나 노화를 완전히 막지는 못하더라도 건강한 노화를 위해 대사를 조절하는 방법 등에 관한 다양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자동차에 비유하면, 자동차가 영원히 새것처럼 유지되려면 모든 부품이 각자 새것 같은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재료로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이 방법은 지속적으로 연구되고 있지만 현실에서의 적용은 아직 갈 길이 멀다. 그러나 새것처럼 영원히 유지되지는 않더라도, 오래된 차를 깨끗한 상태로 관리하듯 인간이 젊음을 최대한 유지할 수 있는 관리 방법은 있다. 이에 대한 연구 성과가 ‘헬스 해킹(Health Hacking)’이라는 이름으로 단식, 운동, 식단 조절, 영양제 복용 등을 통해 실제 삶에 적용되고 있다. 다만, 아직 어떤 방법이 얼마나 효과적인지에 대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어르신들이 가끔 “이제 그만 죽어야지”라고 혼잣말하시는 것을 들을 때가 있다. 하지만 막상 죽음 앞에서 죽고 싶어 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기술의 발전에 따라 인간은 자연스럽게 영생의 꿈을 키워 나갈 것이다. 그리고 그 모든 노력의 핵심에는 기억이 있다. 우리는 자신을 기억으로 정의하기 때문에, 기억이 없는 나는 더 이상 내가 아니다. 뇌에 관해서는 아직 치매 같은 질병도 완전히 치료하지 못하는 단계에 있지만, 점차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가고 있다.
더 나아가 노화를 막고 영생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드라마 업로드가 보여주듯, 이는 심각한 새로운 도덕적 문제를 가져올 수도 있다. 현재의 기술로는 현세에서의 영생을 기대하기 어렵지만, 인류는 계속해서 불로초를 찾아 나설 것이다. 또 기술은 불가능해 보이던 많은 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이다. 이러한 노력 속에서 사회·도덕적 문제까지 함께 해결해 나가는 것이 인류의 중요한 사명이 아닐까 한다.
이진형 미국 스탠퍼드대 생명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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