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성, 윤리적 소비, 환경친화라는 키워드는 이제 패션 산업에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독보적인 감성과 철학으로 글로벌 시장까지 사로잡고 있는 K브랜드, 마르헨제이(MARHEN.J)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단순한 가방 브랜드가 아닌, 비건 패션을 기반으로 가치소비의 흐름을 리드하고 있는 마르헨제이의 여정을 조명해봅니다.

마르헨제이는 2015년 알비이앤씨(RB E&C)가 론칭한 비건 패션 브랜드입니다. 가죽 없이도 충분히 고급스럽고 아름다운 가방을 만들 수 있다는 신념 아래, 기존 패션 산업의 공식을 뒤흔들 브랜드를 기획하게 되었고, 그 결실이 바로 마르헨제이입니다. 마르헨제이는 “동물을 해치지 않고도 우리의 일상은 얼마든지 아름답고 특별해질 수 있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한국적 미니멀리즘을 기반으로 한 감성과 글로벌 기준의 윤리적 가치를 접목시켜 차세대 K-브랜드의 표본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브랜드명 'MARHEN.J'는 스페인어로 여유와 여백을 뜻하는 'MARGEN'에서 유래합니다. 이름에서 느껴지는 것처럼 마르헨제이는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여유'를 고객들에게 선사하고자 하며, 고객의 편의성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면서도 평범한 일상이 아름다운 추억이 될 수 있도록 세련된 아름다움의 대체 불가능한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마르헨제이의 모든 제품은 디자인 단계부터 수납 공간, 고객의 생활 패턴 등을 고려하여 만들고 있으며, 여기에 '항상 가벼운 가방'을 강조하며 제품의 무게를 직접 측정해 출시하는 세심함은 브랜드의 진정성을 보여주는 한 예입니다. 무게에 대한 고민은 단순한 수치 이상의 의미를 지니며, 이는 넉넉한 수납공간과 함께 사용자에게 삶의 여유와 심리적 가벼움을 동시에 선사합니다. 브랜드는 '가방이 단순한 소지품이 아닌, 일상에 품격과 편안함을 더하는 동반자'라는 인식으로 새로운 명품의 방향성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설립 초기부터 브랜드는 동물성 가죽을 전면 배제하고, 사과 껍질 가죽, 재활용 페트병 원단, 옥수수 전분 기반 섬유 등 다양한 친환경 소재만을 사용하여 동물친화적인 비건 패션의 정체성을 분명히 해왔는데요, 이러한 철학은 단순한 트렌드를 넘어 브랜드의 뿌리로 자리 잡았고, MZ세대를 중심으로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브랜드 론칭 당시만 해도 업계의 반응은 회의적이었습니다. 국내 바이어와 유통업계에서는 “합성피혁으로 만든 20만 원대 가방이 과연 팔릴 수 있겠는가”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이어졌습니다. 그러나 마르헨제이는 색감, 실용성, 심미성을 고루 갖춘 디자인으로 고급스러움을 강조했고, 과도한 장식보다는 넉넉한 수납 공간, 여백의 미, 균형 잡힌 비례 등으로 소비자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시했습니다. 마르헨제이의 가방은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SNS를 통한 소통과 고객 피드백에 끊임없이 귀 기울인 결과 빠르게 성장 궤도에 올랐습니다. 실제로 온라인쇼핑몰을 통해 브랜드를 론칭한 이듬해인 2016년에는 롯데인터넷면세점에, 2017년에는 신라인터넷면세점에 각각 입점하며 본격적인 유통망 확장을 시작했습니다.
론칭 초기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몰리백'을 시작으로, '국민 캔버스백'이라 불린 '리코백', 재활용 플라스틱 소재로 제작돼 출시 즉시 완판을 기록한 '보노백'까지, 마르헨제이는 신제품 출시마다 품절 행진을 이어왔습니다. 특히 리코백은 당시 시장에서 흔했던 흐느적거리는 캔버스 소재의 단점을 보완해 형태가 무너지지 않도록 설계하고, 텀블러 전용 포켓을 내장해 심미성과 실용성을 동시에 잡은 제품으로 주목받았습니다.
이러한 마르헨제이의 디자인 전략은 대학생과 직장인, 육아 중인 부모 세대까지 폭넓은 지지층을 형성하는 데 기여했습니다. 일상 속에서 손이 자주 가는 핸드백 하나가 사용자의 시간을 절약해주고, 텀블러 사용을 자연스럽게 유도해 친환경적인 생활 습관을 돕는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만족도는 높았습니다. 특히 인디핑크, 그레이지, 세레니티, 로즈쿼츠, 코럴레드 등 또렷한 개성과 감성을 담은 파스텔 계열의 컬러는 브랜드의 시그니처로 자리매김하며 수차례 완판을 이끌어냈습니다.

마르헨제이는 온라인 채널을 중심으로 성장해왔지만 최근에는 플래그십 스토어 확대와 글로벌 오프라인 매장 진출에도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관광객 유입이 높은 서울 핵심 상권인 성수동을 시작으로 명동과 삼청동에도 플래그십 스토어를 개설하며 브랜드 체험 접점을 확대 중입니다. 현재 일본, 미국,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약 60여 개국에서 온라인과 23개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제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누적 해외 수출 수주액은 250억원에 달합니다.
특히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일본, 말레이시아, 베트남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권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며, 제60회 무역의 날 행사에서 '300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했습니다. 아울러 알비이앤씨 브랜드 총괄 조대영 상무는 섬유·패션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대한민국 패션대상에서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기도 했습니다. 셀럽들의 착용과 SNS 확산 역시 브랜드의 글로벌 성장을 가속화시키고 있습니다. 유명 아티스트들이 착용한 제품이 팬덤을 통해 공유되며 마르헨제이는 국내외에서 동시에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습니다.

경영 철학에 기반하여 협업 및 기부 활동을 통해 브랜드의 사회적 책임도 함께 실천하고 있습니다. 제품의 아름다움뿐 아니라 생산과 소비 전 과정에서 의미 있는 가치를 제공하는 것, 그것이 마르헨제이가 추구하는 '지속 가능한 아름다움'의 진정한 정의입니다.
환경과 윤리를 위한 선택이 하나의 트렌드로 끝나지 않도록, 마르헨제이는 패션을 통해 묵직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습니다. 지속가능성과 가치소비의 시대, 마르헨제이는 제품의 품질과 브랜드 철학이 만날 때 비로소 완전한 패션이 탄생한다는 점을 증명해 보이고 있습니다. K브랜드의 철학과 실천이 세계 시장에서 어떻게 꽃피울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마르헨제이의 여정이 더욱 기대됩니다.
김종면 위고페어(위조상품 토탈플랫폼) 대표이사 · 변리사 jmk@wegofair.com
[ 필자 소개 ] IP 및 브랜드 보호 전문가로, 한국IBM 시스템엔지니어와 독일 IP분야 로펌인 Stolmar&Partner 한국변리사로 근무했다. 국내외 IP 전문 변리사 경험을 바탕으로 AI기반 위조상품 모니터링 및 차단 플랫폼 'Wegofair'를 개발, 위조상품 유통 방지에 힘쓰고 있다. 현재 플랫폼 운영사인 (주)위고페어 대표이사와 특허법인 아이엠의 파트너변리사를 겸임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