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피지컬 AI 시대 앞당길 자율주행 데이터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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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피지컬 AI 시대 앞당길 자율주행 데이터센터

자율주행은 교통·물류·도시 문제 해결로 국가 산업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기술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CES 2025’ 기조연설에서 “인공지능(AI)의 다음 프런티어(개척지)는 피지컬 AI”라며 “AI가 단순 인식이나 생성형 모델을 넘어 물리적 환경으로 확장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생성형 AI 플랫폼이 지구 반대편에서도 접속 가능한 ‘디지털 공간’이라면 피지컬 AI는 도시, 도로 등 물리적 공간에서 작동한다. 자율주행은 피지컬 AI의 대표 분야로 산업 경쟁력과 모빌리티 발전에 큰 파급 효과를 낳는다.

대중화한 생성형 AI는 뛰어난 성능으로 우리를 놀라게 하고 있다. 하지만 자율주행에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우선 신뢰성 문제가 있다. 생성형 AI는 그럴듯한 언어·영상 생성에 뛰어나지만 존재하지 않는 물체를 언급하거나 정지 표지판을 인식하지 못하는 ‘환각 현상’을 보인다.

이런 오류는 자율주행에서 안전 문제로 이어진다. 지연 시간도 문제다. 생성형 AI는 응답에 수초 이상 걸리므로 수십밀리초 단위로 판단해야 하는 차량 제어 환경에는 부적합하다. 자칫 돌이킬수 없는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AI 용도별로 데이터 학습센터에 필요한 조건도 차이가 있다. 생성형 AI 센터는 하나의 거대모델 학습을 위한 구조 효율화에 초점을 맞추고, 피지컬 AI 센터는 여러 모델과 데이터 파이프라인을 동시 운용할 수 있는 멀티태스킹 환경을 중요시한다.

피지컬 AI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자율주행 기술의 경쟁력은 방대한 주행 데이터의 효율적 수집·학습·검증에 달려 있다. 자율차 한 대가 하루 주행할 경우 최대 수테라바이트(TB)의 데이터를 생성한다. 많은 차량에서 생성되는 초대형 데이터를 기존 클라우드나 무선 네트워크로 처리하는 것은 비효율적일 수 있다. 글로벌 기업은 실증지 인근에 전용 데이터센터를 구축한 뒤 유선으로 데이터를 연결해 학습 효율을 높인다. 즉 자율주행 전용 데이터센터 구축은 피지컬 AI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적 투자로 볼 수 있다.

테슬라는 대규모 투자로 자체 데이터 학습 센터를 구축해 기존 대비 약 여섯 배 높은 학습 효율을 달성했다. 영국 최고 자율주행기업 웨이브는 페타바이트급 주행 데이터를 학습하는 자율주행 전용 파운데이션 모델을 발표했다.

한국은 미국 등 주요국에 비해 자본시장이 작고, 그 차이가 기술 격차로 이어지고 있다. 자율주행 인프라 구축에 정부의 선제적 역할이 중요하다.

국가 주도 자율주행 데이터센터는 학습·검증·상용화를 견인할 마중물이 될 수 있다. 정부가 초기 인프라를 조성하고 민간이 그 위에서 서비스를 확장하면 스타트업의 부담이 줄고 산업 생태계가 활성화할 수 있다. 자율주행 데이터센터는 피지컬 AI 시대의 국가 경쟁력을 뒷받침할 핵심 인프라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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