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유통망으로부터 고객들이 낸 위약금에서 판매수수료를 환수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대리점의 신규 영업 정지 기간에 대한 보상은 해지 기간에 맞춰 별도로 마련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은 20일 서울 중구 삼화타워에서 일일브리핑을 열고 이 같이 밝혔다. 통상 3개월 이내에 가입자가 약정계약을 해지하면 통신사는 유통망으로부터 판매수수료를 환수 조치한다.
SK텔레콤은 유심(USIM) 정보 해킹 사고 이후 경쟁사로 이탈하는 가입자가 늘고 있다. 지난 19일 하루만 해도 SK텔레콤에서 KT, LG유플러스로 이동한 가입자는 1만498명으로 집계됐다. 그만큼 고객들이 낸 위약금도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임봉호 SK텔레콤 MNO 사업부장은 위약금에 대한 "판매수수료 환수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신규 영업 정지 기간에 대한 대리점 보상은 신규 영업 정지 해지 기간에 맞춰 제공할 계획이다. 임 부장은 "앞서 안내했던 대리점에 대한 보상은 '유심보호서비스 가입'과 관련된 업무 지원에 대한 보상"이라고 부연했다.
신규 영업 정지 기간 해지 논의는 다음 주 이후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유심 재고가 충분히 확보된 상황이라 다음 주에 유심 교체 예약자 안내 문자 발송이 마무리될 예정이어서다.
다만 유심 교체 안내 예약에도 시차를 두고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이 있어 안내 기간이 늦춰질 수 있다. 김희섭 SK텔레콤 PR실장은 "기본적으로 2600개 T월드 매장에서 유심 교체를 기다리시는 분이 500만명 넘게 있다"며 "교체를 최대한 많이 해드리는 게 급선무라 이 부분에 집중하겠다. 교체가 대부분 이뤄진 이후에 신규 영업 정지 해지를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국회입법조사처에서 일정 비율 이상 정보보호투자를 이행하도록 의무화해야 한다고 지적한 것과 관련해선 망 진단 이후 투자 금액 규모를 논의해보겠다고 밝혔다.
류정환 SK텔레콤 네트워크인프라센터장은 "국내에서 알아주는 화이트해커 집단을 이용해 (망 진단을) 하고 있다"면서도 세부적인 방법이나 시기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이어 "어느 정도 규모로 (정보보호투자를) 할지 계속 시뮬레이션하고 있다"며 "저희 망 진단 결과에 따라 중장기적으로 얼마를 더 투자할지 규모가 결정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사이버 공격이 지능형 지속 위협(APT)으로 고도화하는 만큼 이동통신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 간 공동 대응 논의가 나온다면 참여할 의향이 있다는 의사도 드러냈다. 류 센터장은 "아직은 논의를 안 하는 상황이지만 논의한다면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가입자 피해 규모가 커지고 있는데도 유영상 SK텔레콤 대표가 일일브리핑에 한 번도 참여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내용에 따라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답변이 이어졌다. 김 실장은 최근 출범한 '고객신뢰위원회' 논의 내용을 묻는 말에 "아직 초창기"라며 "발표될 수 있는 내용이 있을 때 중간 발표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SK텔레콤은 전날 기준 누적 323만명이 유심교체를 완료했다고 전했다. 잔여 예약자는 567만명이다.
찾아가는 유심 교체 서비스는 지난 3일간 도서벽지 29개소에서 5300건의 유심을 교체했다. 이날에는 경남 합천, 전남 화순 등 13개소에서 지역 주민의 유심 교체·재설정을 돕는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