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연구팀, 자폐아동 위한 소통앱 선보여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국내 연구팀이 말로 의사 표현이 어려운 최소 발화 자폐 아동과 부모 사이에 의미 있는 대화를 유도하는 인공지능(AI) 소통도구앱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가족들은 “처음으로 아이와 진짜 대화를 나누는 느낌이었다”며 깊은 감동을 전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 이광형) 산업디자인학과 홍화정 교수 연구팀은 네이버 AI Lab, 도닥임 아동발달센터과 협력해 자폐 아동과 부모 간의 진정성 있는 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AI 기반 소통도구인 ‘액세스톡(AAcessTalk )'을 선보였다.
![액세스톡 시스템. 자폐 아동에게는 개인화된 어휘 카드를, 부모에게는 문맥 기반 대화 가이드를 제공해 실질적 소통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사진=KAIST]](https://image.inews24.com/v1/5e483c0d5e2ac3.jpg)
이 연구는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국제학술대회 ACM CHI 2025에서 최우수 논문상(Best Paper)을 받았다. 사람 중심의 AI 접근 방식으로 높은 평가를 통해 국제적 주목을 받았다.
액세스톡은 말로 의사 표현이 어려운 최소 발화 자폐 아동(Minimally Verbal Autism; MVA)과 부모 사이에 의미 있는 대화를 유도하기 위해 설계된 태블릿 기반의 AI 소통 시스템이다.
기존의 보완대체 의사소통(AAC) 도구들은 제한된 카드 소통만을 지원해 아동의 관심사나 미묘한 감정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AI 기술을 활용해 아동의 관심사와 상황 맥락을 반영한 개인화된 단어 카드를 실시간으로 추천했다. 부모에게는 상황에 따른 구체적 대화 가이드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시스템을 설계했다.
아동의 소통 주도권을 강화하기 위한 기능도 탑재됐다. 큼직한 ‘대화 전환 버튼’을 통해 아동이 대화를 시작하거나 종료할 시점을 직접 결정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엄마는요?”라는 질문 버튼을 눌러 부모의 생각을 먼저 물을 수 있다.
연구에 참여한 가족들은 대부분의 아동들이 해당 기능을 활용해 생애 처음으로 부모에게 질문을 하는 경험을 했다. 부모들은 “처음으로 아이와 진짜 대화를 나누는 느낌이었다”고 전했다.
2주 동안 11 가정을 대상으로 진행된 현장 연구에서 부모들은 AI가 제공하는 대화 가이드를 통해 일상적이고 반복적이었던 소통 패턴에서 벗어나 보다 풍부한 대화를 경험했다.
아동들 역시 적극적으로 의사를 표현하며 주도적으로 대화를 전개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 양육자는 "아이가 예상치 못한 단어를 사용해 놀랐으며, 이를 통해 아이의 언어 능력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됐다"고 전했다.
홍화정 교수는 “아이들이 스스로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AI가 단순히 소통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뿐 아니라 가족 간의 진정한 연결과 이해를 촉진하는 도구가 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구팀은 앞으로도 신경 다양성을 존중하고 포용하는 사람 중심의 기술 개발에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며 “사회적 약자를 위한 실질적 기술 적용과 사용자 경험 기반의 연구를 확장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논문명: AACessTalk: Fostering Communication between Minimally Verbal Autistic Children and Parents with Contextual Guidance and Card Recommendation)는 KAIST 산업디자인학과 최다솜 박사과정 학생이 네이버 AI Lab에서 인턴십을 수행하며 얻은 결과이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포토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