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없이도 합니다"…KT, 숏폼 50개 '뚝딱' 만들어냈다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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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AI 스튜디오 랩'의 AI가 드라마 신병3를 바탕으로 숏폼을 제작했다. 영상=KT스튜디오 지니 유튜브 계정 갈무리

KT 'AI 스튜디오 랩'의 AI가 드라마 신병3를 바탕으로 숏폼을 제작했다. 영상=KT스튜디오 지니 유튜브 계정 갈무리

인공지능(AI) 분야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의 손을 잡은 KT가 미디어 콘텐츠 사업에선 '홀로서기'에 나섰다. 숏폼 편집에 특화된 AI 기술을 자체 개발해 숏폼 대량 생산부터 직캠에 최적화된 AI 트래킹, 편집 어시스턴스, AI 간접광고(PPL)까지 독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KT는 해당 기술을 KT ENA, KT 스튜디오지니 등 그룹사 안에 내재화한 다음 고도화를 거쳐 기업간거래(B2B)나 기업소비자간거래(B2C) 서비스로 확장할 계획이다.

KT는 15일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 본사에서 'AI 스튜디오 랩' 시연회를 열어 KT의 콘텐츠 마케팅에 쓰이는 AI 기술을 소개했다. KT의 목표는 AI 제작 생태계 형성이다. 콘텐츠 투자 예측부터 기획, 제작, 편집, 유통·마케팅까지 콘텐츠 제작 전 과정에 AI를 활용해 시간 단축과 효율성을 끌어올리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유현중 KT 미디어 부문 미디어연구개발담당 상무는 "단순히 저희만 (콘텐츠 AI 기술을) 보유하는 것이 아니고 전체적인 컨설팅과 교육을 통해 AI 기술을 접목한 생태계를 빠르게 확산하려고 한다"며 "기술적 제휴를 맺어 AI 스타트업과 글로벌 빅테크를 아우르는 AI 제작 생태계를 만들려 한다"고 말했다.

KT는 이날 시연회에서 콘텐츠 마케팅에 쓰이는 숏폼 제작 AI 기술을 선보였다. KT는 지난 1월 'AI 스튜디오 랩'을 신설해 AI를 활용한 4가지 숏폼 콘텐츠 제작 포맷을 만든 바 있다. 단순히 AI가 긴 호흡의 콘텐츠를 일부분 편집하는 것을 넘어 해당 장면에 어울리는 자막을 달고, 음성 합성(TTS)으로 내레이션을 덧붙이기도 한다.

이런 식으로 AI가 만드는 숏폼의 종류는 총 4가지다. 콘텐츠 리뷰 유튜버 '고몽', '김시선'처럼 전체 콘텐츠를 요약하고 핵심을 전달하는 '리뷰형', 콘텐츠 속 특정 인물의 서사를 전하는 '인물형', 흥미로운 장면을 대량으로 추출하는 '클립형', 미리보기처럼 하이라이트를 뽑아내는 '예고편형'이다.

정영환 KT 미디어AI서비스개발팀 책임이 15일 서울 종로구 KT 본사에서 세로형 숏폼에 적용된 KT 특허기술 매직 포커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KT

정영환 KT 미디어AI서비스개발팀 책임이 15일 서울 종로구 KT 본사에서 세로형 숏폼에 적용된 KT 특허기술 매직 포커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KT

정영환 KT 미디어 부문 미디어AI서비스개발팀 책임은 숏폼 콘텐츠 제작 포맷을 시연하면서 클릭 4~5번 만에 숏폼 50개를 한순간에 만들었다. 필요한 장면이 있다면 '신병3 박민석 일병이 혼나는 장면 위주로 편집해 줘' 등의 프롬프트를 입력하면 된다.

정 책임은 "제작에서 편집까지 원 큐로 진행하는 게 AI 스튜디오의 가장 큰 특징"라며 "BGM이나 로고, 자막 위치, 영상 길이 등 모두 자동으로 AI가 구성하며 맘에 들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 수정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AI가 만든 숏폼은 사람이 만든 것과 비슷했다. 영화 해바라기의 숏폼이 대표적이다. 영화 속 차 정비소를 운영하는 주인공 윤태식에게 건달들이 찾아와 무리한 차 수리를 요구하는 장면에 AI는 '날개 달린 차 요구한 손님'이라는 제목을 달았다. KT스튜디오지니 유튜브 계정에 올라온 신병3 숏폼 중 일부는 AI가 만든 콘텐츠이기도 하다.

KT의 AI 기술은 콘텐츠 제작 시간을 1000분에서 100분으로 단축한다. 정 책임은 "기존 프로세스로 숏폼을 만들면 50개 만드는 데 평균적으로 1000분 시간이 소요됐다. 반면 AI 숏폼 콘텐츠 포맷을 이용하면 2분 만에 숏폼 하나를 만들어 50개를 만드는데 100분 정도가 걸린다. 기존에 비해 작업시간이 90% 절감된다"라고 설명했다.

KT는 향후 AI PPL 서비스와 AI 편집 어시스턴트를 개발할 예정이다. 먼저 AI PPL은 이미 촬영된 영상에 광고 상품을 합성하는 기술이다. 예시로 제시된 영상 속에서 테이블 위에 올려진 PPL 물병은 출연자가 입고 있는 옷 움직임까지 투영하는 등 디테일한 부분까지 반영했다.

AI 편집 어시스턴트는 선정적, 폭력적, 개인정보 등 유해한 장면을 자동으로 모자이크 등으로 걸러내는 기술이다. 정 책임은 영화 속에서 흡연하는 출연진의 담배가 모자이크 처리된 부분을 제시하며 "담배를 찾아서 블러처리 했다"며 "영상이 올라가는 플랫폼마다 가이드가 다르고 유해 장면을 하나하나 찾기 어려운데 AI가 자동으로 검출한다"고 말했다.

KT의 AI 스튜디오 랩 기술은 내년쯤 계열사를 넘어 회사 밖으로 서비스할 예정이다. 유 상무는 "올해 안에 계열사 안에서 고도화를 끝낼 것 같다"며 "B2B와 B2C에서 고민 중이지만 B2B 위주로 서비스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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