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는 강릉에서 바닷물 담수화 기술의 현장 실증에 나선다. KIST가 개발한 ‘태양열 결합 막증류법’을 실제 바닷물에 적용해 성능과 경제성을 점검하고 상용화 로드맵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막증류법은 가열된 해수에서 생긴 수증기만 미세 다공성 막을 통해 차가운 쪽으로 이동하도록 한 뒤 응축시켜 담수를 얻는 원리다. 역삼투, 증발법 등 기존 방법 대비 저온·저압에서 담수를 생산할 수 있어 에너지 요구량과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KIST는 여기에 태양열과 수열 히트펌프를 결합해 공정 효율을 끌어올렸다.
연구에 따르면 에너지 사용량은 L당 1킬로와트시(㎾h)에서 0.7㎾h로 30% 줄고 담수 생산 효율은 9.6%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아직 연구실 수준의 초기 단계 기술이어서 현장에 적용하려면 추가적인 실증 및 고도화가 필요하다.
연구팀은 실증 장소로 강릉원주대와 해양과학교육원을 선택했다. 바닷물을 직접 공급할 수 있어 장기간 연속 데이터를 확보하기 유리해서다. 이달 설비를 설치하고 다음달부터 11월까지 시운전과 성능 시험을 한다. 여기에서 얻은 결과를 토대로 설비 개선, 비용 절감 방안, 후속 연구 과제를 도출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는 과기정통부 중견기술사업의 일환으로 2021년부터 5년간 26억원이 투입됐다. 구혁채 과기정통부 1차관은 “현장 적용성을 확인해 가뭄 해소에 기여할 수 있는 고도화된 연구 성과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영애 기자 0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