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연합(UN)은 전체 인구 중 65세 인구 비율이 20% 이상인 나라를 초고령사회로 분류한다. 대한민국은 지난해 말 공식적으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했고, 65세 인구 비율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달 기준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20.3%, 인구수는 1051만명으로 집계됐다.
가파른 고령화 속도만큼 치매 환자도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다.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치매센터는 국내 치매 환자가 지난해 처음으로 100만명을 돌파, 노인 10명 중 1명이 치매 환자라고 발표했다. 2050년에는 치매 환자가 315만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 부부 중 한 명이 치매 환자인 경우 그 배우자도 함께 치매에 걸리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인용한 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한 가족 내 두 번째 치매 환자를 뜻하는 '동반 치매' 환자가 2019년 2857명에서 2023년 5327명으로 4년 사이 약 86% 증가했다. 의료계 일각에선 실제 병원에 방문하지 않은 수치까지 감안하면 그 증가세가 더 높을 것으로 분석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치매 전 단계로 분류되는 경도인지장애 환자 수도 올해 298만명을 넘어섰다. 경도인지장애는 기억력, 언어능력 등 인지기능이 뚜렷하게 저하됐으나, 일상생활 수행 능력은 보존돼 아직 치매가 아닌 상태를 뜻한다. 의료계에서는 경도인지장애 환자를 잠재적 치매 환자로 본다.
치매의 원인은 아직 명확하지 않지만, 일상에서 나타나는 전조 증상으로 치매를 의심해 볼 수 있다. 약속 날짜, 물건 두는 장소를 자주 잊거나 단어가 생각나지 않아 '이것, 저것' 같은 대명사를 반복하는 경우 치매 초기 증상일 수 있다.
치매는 가장 슬프고 잔인한 질병으로 불린다. 증상이 심해지면 자신의 이름은 물론 가족 이름과 지난 추억까지 인식하지 못하고, 그에 따라 주변 사람에게 상실감을 안겨주기 때문이다. 이에 치매 초기 증상이 의심된다면 조속히 전문의를 찾아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한의학에서는 알츠하이머성 치매를 기혈이 약해지는 '허증(虛證)' 상태로 해석한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한의통합치료를 실시한다. 특히 뇌 신경 활성화와 혈류 개선, 그리고 면역력을 높이기 위해 한약 처방과 약침 치료가 시행된다. 대표적으로 육공단과 육공단약침을 활용한다.
육공단은 녹용, 당귀, 산수유 등으로 구성됐다. 원기 회복과 기억력 향상에 효과적이다. 아울러 육공단과 성분이 동일한 육공단약침을 풍부혈과 풍지혈, 완골혈, 소해혈 등 주요 혈자리에 맞으면 뇌세포 활성화와 면역력 증가를 도와 노년층 치매 예방에 기여한다.
육공단의 치료 효과는 여러 논문에서 과학적으로 입증됐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는 육공단이 면역력을 증강시키는 효과를 세포실험과 동물실험으로 입증, 관련 연구를 SCI(E)급 국제학술지 '헬리온(Heliyon)'에 게재했다.
연구팀은 육공단의 면역력 증강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실험쥐 비장에서 세포를 떼어내 6시간 배양 후 육공단과 면역억제제인 시클로포스파마이드로 각각 처리했다. 이후 면역세포들의 생존율이 육공단에 농도의존적으로 증가한 모습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를 바탕으로 실험쥐에게 10일간 육공단을 경구 투여했다. 면역억제제는 총 2회 복강 투여했다. 연구팀은 면역 억제 후 육공단을 투여한 실험쥐 비장에서 면역체계 핵심 요소인 T세포, B세포, 백혈구 수가 증가한 것을 확인했다. 면역억제제로 인해 줄었던 흉선 조직 크기도 육공단 투여량에 따라 두 배가량 커졌다.
또한 자생한방병원과 미국 어바인대와 공동으로 진행한 동물 실험에서도 육공단이 뇌 허혈로 인한 손상을 줄이고 뇌 기능을 활성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쥐들에게 뇌 허혈을 유발시킨 뒤 육공단을 투여하고 미로 행동실험을 실시했다.
그 결과 육공단을 투여받은 쥐는 뇌 허혈이 없는 정상군과 유사한 미로 통과 기록을 달성했다. 뇌 신경 재생 단백질(Egr1) 발현도 현저히 증가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전문적인 예방 치료 외에 운동 등 생활 속 관리를 병행하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을 추천한다. 유산소 운동은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치매 예방을 위해 가장 권장하는 신체활동 중 하나다. 각자 운동능력에 맞춰 걷기나 러닝을 꾸준히 하면 뇌에 혈액과 산소, 영양분이 원활히 공급돼 신경 성장을 촉진하는 효과를 보인다. 여기에 퀴즈 풀기, 퍼즐 맞추기와 같은 두뇌 활동을 하면 전두엽이 자극돼 뇌 노화를 늦출 수 있다. 평소 유산소 운동과 두뇌 운동, 그리고 치료를 병행하며 치매 예방에 나서보는 것은 어떨까.

박경수 평촌자생한의원 대표원장
송윤섭 기자 sy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