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시작부터 파행 인사청문회…與, 감싸기만이 능사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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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07.14 17:41 수정2025.07.14 17:41 지면A31

이재명 정부 1기 내각 장관 후보자들의 국회 인사청문회가 시작됐다. 첫날인 어제는 강선우(여성가족부), 배경훈(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동영(통일부), 전재수(해양수산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열렸다. 여야 간 공방이야 예상한 일이지만 이날 청문회는 시작부터 고성과 설전, 정회가 이어진 파행의 연속이었다.

여성가족위원회에서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노트북에 ‘갑질왕 강선우 OUT’ 등의 문구를 부착한 점을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문제 삼아 시작 13분 만에 정회에 들어갔다. 여당도 ‘내란정당 아웃 발목잡기 스톱’ 문구로 맞불을 놨다. 배 후보자 청문회가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에서는 ‘최민희 독재 OUT! 이재명은 협치하라’는 야당 팻말을 이유로 최민희 위원장이 곧바로 산회를 선포했다. 재개회 후에도 팻말 강제 제거 지시 등 충돌 끝에 정회와 속개가 이어졌다. 정작 후보자 검증은 뒷전이고 여야 힘겨루기로 시간을 허비한 셈이다. 정 후보자의 경우 농지법 위반, 배우자 등 태양광업체 소유 이해 충돌 문제를 놓고 야당이 파상 공세를 폈다. 여당은 과거 통일부 장관 등 경력을 부각하며 후보자 옹호에 집중했다.

그간 보좌관에게 갑질, 제자 논문 표절, 부동산 투기 등 다양한 의혹이 쏟아져 나왔지만, 후보자들은 하나 같이 “청문회에서 밝히겠다”며 말을 맞춘 듯 해명을 미뤄왔다. 민주당이 증인 채택도 막아주고 자료 제출을 부실하게 해도 지켜줄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일 것이다. 실제 여당 의원들은 후보자 ‘엄호 사격’에 바빴다. 이런 식이면 청문회에서 밝힌다던 의혹도 ‘해명’ 아니라 ‘변명’만으로 적당히 넘어갈 것이다. 당장은 문제 많은 인사 임명을 다수의 힘으로 밀어붙일 수는 있겠지만 결국은 정권의 무거운 짐이 될 수밖에 없다. 국민 눈높이에 못 미치는 인물들은 지금이라도 교체하는 게 오히려 새 정부 1기 내각의 완성도를 높이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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