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금 '인공지능(AI) 동반자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단순히 데이터를 처리하고 명령을 수행하던 AI는, 이제 스스로 판단하고 목표를 설정하며 행동까지 수행하는 'AI 에이전트'로 진화하고 있다. AI 에이전트와 피지컬 AI(Physical AI), 무엇이 다를까?
AI 에이전트는 사용자 지시 없이도 사용자의 상황과 맥락을 파악해 계획 수립-추론-행동 실행까지 전 과정을 자율적으로 수행한다. 이메일 자동 생성 수준에 머물던 생성형 AI와 달리, 일정 조율, 자료 조사, 예약 처리 등 연속적 업무를 능동적으로 처리하는 소프트웨어(SW) 동반자다.
여기에 더해 최근 주목받는 기술이 바로 '피지컬 AI'다. 이는 로봇 형태의 하드웨어(HW)와 AI 에이전트를 결합한 실제 환경에서 상호작용하는 AI 시스템이다. 단순 반복 작업을 넘어서, 실제 공간에서 사람과 협력하거나, 재난·의료·물류 현장에서 자율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자가 적응·성장하는 지능형 로봇을 포함한다. 결국 두 기술은 디지털 AI(SW 에이전트)와 AI(피지컬 AI)로 나뉘지만, 공통적으로 인간을 돕는 '지능형 조력자'라는 미래상을 지향한다.
기술이 동료가 되는 시대에 AI 에이전트와 피지컬 AI의 단계적 진화로 글로벌 AI 선도 기업들은 이미 AI 에이전트와 피지컬 AI의 통합적 진화를 가속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GPT 기반의 '코파일럿'을 넘어, 기업 전용 업무 AI 에이전트를 개발 중이다. 이들은 기업 데이터, 일정, 문서에 접근해 비서처럼 업무를 주도적으로 수행한다. 오픈AI는 챗GPT를 다양한 플러그인과 연동 가능한 툴 유즈형 에이전트로 진화시키며, 금융, 커머스, 법률 분야에서 자동 업무수행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피지컬 AI 분야 기업 경쟁 현황구글(DeepMind)은 알파코드(AlphaCode) 후속 프로젝트를 통해 개발자 작업을 보조하는 코딩 에이전트를 상용화하고 있다. 메타는 AI 에이전트들이 협업하는 '에이전틱 AI' 구조를 연구 중이다. 다수의 AI가 역할을 나누고 협력해, 사람의 개입 없이 복잡한 업무를 처리하는 방식이다.
피지컬 AI 분야에서도 혁신은 가속화되고 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로봇 '스팟(Spot)'은 자율순찰·측량 등 현장업무를 수행하며, AI 비전 시스템과 센서 기반 추론 능력을 갖춘 실질적 피지컬 에이전트다. 아마존 로보틱스는 물류창고에서 수만 대의 자율 이동로봇을 통해 사람-로봇 협업 시스템을 운영 중이며, 작업 최적화와 안전관리까지 AI가 담당한다.
엔비디아(NVIDIA)는 AI 기반 디지털휴먼과 로봇 시뮬레이션 플랫폼인 옴니버스(Omniverse)를 통해, 가상공간과 현실을 연결하는 피지컬 트윈(Physical Twin) 기술을 추진 중이다.
이처럼 에이전트 기반 AI와 로봇이 결합되면서, 실제 산업현장에서 작동 가능한 AI 동반자 생태계가 점차 실현되고 있다.
AI 주도권 경쟁을 이미 시작한 미국, 중국 등 해외 선진국 사례를 보면, 미국은 생성형 AI의 선두주자일 뿐 아니라, AI 에이전트와 피지컬 AI 분야에서도 글로벌 기술 헤게모니를 선도하고 있다. 2023년 AI 이니셔티브를 통해 신뢰성·책임성 중심의 AI 활용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며, 산업·국방·의료 전반에 AI 확산을 추진 중이다.
중국은 정부 주도형 AI 생태계 조성에 집중하고 있다. 2025년까지 'AI 로봇 10만기 배치'를 목표로 제조, 물류, 공공안전 분야에 AI 에이전트를 탑재한 로봇 확산을 추진 중이며,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등도 자체 거대언어모델(LLM) 기반의 에이전트 개발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유럽연합(EU)은 AI 규제와 신뢰 기반 조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최근 통과된 AI법(AI Act)은 에이전트 AI의 투명성, 설명가능성, 책임 구조 확보를 명문화했다. 한편, 독일·프랑스는 제조현장 중심의 AI 적용 로봇 공동 프로젝트에 대규모 예산을 투자하고 있다.
일본은 '소사이어티 5.0' 정책 하에 고령화 사회를 위한 AI 에이전트 개발에 집중한다. 특히 간병, 안내, 의료 분야에서 피지컬 AI와 에이전트 시스템을 융합한 휴먼 어시스턴트 로봇 상용화를 가속화 중이다.
우리나라도 2025년부터 AI 3대 강국 도약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AI반도체, 고성능 컴퓨팅, AIOS 개발 등을 중심으로 에이전트 인프라를 확대 중이며, 산업통상부는 산업 전반에 AI 에이전트를 실증 적용하는 선도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다만, 피지컬 AI에 대한 연구개발(R&D) 투자와 산업현장 적용 전략은 아직 초기 단계라는 지적도 있다.
미래는 AI와 경쟁하는 사람과 AI를 활용하는 사람으로 나뉘는게 아니라 AI를 얼마나 전략적으로 활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 이다.
우리가 맞이할 AI 시대는 어떤 모습일까? AI 에이전트와 피지컬 AI의 결합은 우리 사회의 근본 구조를 바꾸게 될 것이다. 단순 자동화나 단일 업무 보조를 넘어, 조직 내외부의 '디지털 동료'로서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교육 분야에서는 AI 튜터가 학생의 학습 패턴을 분석해 맞춤형 과제를 제공하고 진도를 관리할 수 있다. 의료 현장에서는 피지컬 AI가 환자 케어, 바이탈 모니터링, 약물 분배 등에서 의료진의 과부하를 줄인다. 제조업에서는 작업 지시를 이해하고 최적 경로를 판단해 스스로 조립을 수행하는 AI 작업자가 등장할 수 있다. 공공행정에서도 민원 접수, 문서 작성, 응답 처리 등을 담당하는 에이전트가 국민과 소통하게 될 것이다.
궁극적으로, AI 에이전트는 검색창을 대체하고 앱의 개념조차 넘어서는 새로운 디지털 인터페이스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피지컬 AI는 인간이 접근하기 어려운 재난 현장, 원격 진료, 극한 산업 환경 등에서 '행동하는 AI'로서 사회의 안전망이 될 것이다.
AI 에이전트와 피지컬 AI는 단순 기술개발을 넘어, 산업 전환, 노동 재편, 사회 시스템 재구성을 요구한다. AI 동반자 생태계를 위한 정부는 육성 전략을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검토했으면 한다.
첫째, 'AI 동반자 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 AI 에이전트와 피지컬 AI를 하나의 융합산업군으로 보고, 제조·서비스·공공분야 실증 지원을 확대하고, 에이전트 오픈플랫폼을 구축해 기업·스타트업이 자유롭게 확장 가능한 공공 API 기반을 조성해 로보틱스-에이전트 결합 지원센터 운영을 통한 산업현장 접목을 해야 한다.
둘째, 신뢰 기반 제도·윤리체계를 정립해야 한다. 'AI 에이전트 책임성과 윤리 가이드라인' 제정과 AI 에이전트의 행위에 대한 법적 권한과 책임 소재 명확화, 피지컬 AI의 안전성 검증 및 인증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셋째, 인재와 기업의 혁신역량 육성을 위해 이공계 AI 전공자뿐 아니라, AI활용형 융합인재 양성(법률, 교육, 행정 포함), 중소·중견기업 대상으로 AI에이전트 적용 바우처 및 테스트베드 실증 인프라를 구축해 로봇+AI+센서+운용체계(OS)가 융합된 피지컬 AI 모듈형 R&D 프로그램을 신설해야 한다.
우리는 AI 동반자 시대를 선도 할 것인가, 소비자에 머물 것인가?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AI 에이전트와 피지컬 AI는 단순한 기술이 아니다. AI 3대 강국을 꿈꾸는 대한민국, 우리의 삶, 산업, 국가 경쟁력을 재정의할 미래의 동반자다. 이제 선택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우리가 글로벌 기술 패권의 소비자로 남을 것인가, 아니면 이 흐름을 주도할 창조자가 될 것인가. 정부와 기업, 사회 모두가 이 질문에 답을 해야 할 시점이다.
![[ET시론]AI 동반자 시대, AI 에이전트와 피지컬 AI](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5/10/30/news-p.v1.20251030.2dc2b8b8531d4e24af21ceb59784930d_P3.jpg)
오한석 한양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 ohsim2004@gmail.com
〈필자〉2005년부터 한국산업기술진흥원에서 기술개발센터장, 정책기획실장, 중견기업단장 등 국가연구개발 정책·기획·평가, 기술개발, 중견기업 육성 지원업무를 두루 수행했다. 현재 월드클래스기업협회 자문교수, 경기도 경제과학진흥원 비상임 이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청렴옴부즈만위원회 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2021년 5월부터 단국대 대학원 과학기술정책융합학과 전담교수로 근무했으며 2025년 3월부터 한양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겸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2016년 중견기업육성 유공 국무총리 표창, 2019년 소재부품기술개발 유공으로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다.

1 week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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