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파트너스는 운용 자산 5조2000억원 중 벤처캐피털(VC) 펀드만 3조원이 넘는 국내 최대 규모 VC다. 1986년 설립돼 내년 40주년을 맞는 한국투자파트너스는 현재까지 청산한 전체 펀드의 평균 내부수익률(IRR)이 약 15%로 국내 VC 중 선두급 수익률을 자랑한다. 최근 5년간 투자 규모, 회수 규모, 상장(IPO) 건수 등에서 모두 국내 VC 가운데 1위다. 서울대 약대 출신인 황만순 대표(약사)가 이끄는 이 회사는 한국 바이오산업의 산파 역할을 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 기술 융합과 경영진 자세가 ‘핵심’
바이오 투자 환경은 최근 2년간 녹록지 않았다. 2022년 이후 벤처투자 실적이 급락했고 각종 상장 관련 규제가 옥죄어 오면서 상당수 바이오 기업은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신약 개발 임상을 중단하고 인력을 감축했다.
황만순 한국투자파트너스 대표는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투자 혹한기에 필요한 요소로 ‘경영진의 희생정신’을 강조했다.
황 대표는 “어려움을 만났을 때 경영진이 직접 나서서 희생하며 임직원, 투자자들과 자주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는 끈기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소극적으로 환경 탓만 하는 경영진은 투자자들이 기피하고 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비슷한 모달리티(치료접근법)를 갖거나 비슷한 개발 단계에 있는데도 어떤 기업은 수백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는 반면 어떤 기업은 시장에서 사라진다”며 “이런 차이가 비단 기술 때문만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는 향후 기대되는 바이오 기업으로 SK바이오팜과 SK바이오사이언스, SK플라즈마 등 SK바이오 계열사와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알테오젠, 리가켐바이오, 에이비엘바이오 등을 꼽았다. 또 그는 “어떤 분야도 인공지능(AI)이나 데이터사이언스와 융합하지 않으면 성공하기 어려운 시점이 됐다”며 “기술을 융합해 개발하고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지 않는 바이오 기업은 도태될 것”이라고 했다.
글로벌 시장 분위기에 대해선 “테크기업이 최근 수년간 성장한 데 비해 바이오산업은 주목을 덜 받아온 것이 사실”이라며 “미국의 금리 인하가 뒷받침된다면 바이오 투자 시장 분위기가 금세 좋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부가 바이오업계 숙원인 ‘법인세차감전계속사업손실’ 이슈(상장 규제)도 빠르게 개선한다면 바이오 생태계가 더 빨리 복원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10년을 놓고 보면 바이오시장은 좋아질 수밖에 없다”며 “인력 경쟁력(지난 수십 년간 의대를 포함한 생명공학 분야에 인재가 몰린 현상)과 대기업의 바이오 투자와 맞물려 큰 성장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현대자동차, 한화를 제외하면 삼성 LG SK 롯데 GS 포스코 HD현대 코오롱 오리온 등 대부분 대기업이 바이오에 관심이 있다”고 덧붙였다.
◇ “7년 내 글로벌 톱티어 VC 될 것”
한국투자파트너스는 현재 40여 개 벤처 펀드를 운용 중이며 투자한 바이오 기업만 100여 개다.
황 대표는 “2025년 상반기 전체 투자 업종 중 바이오 비중이 33%(잔액 기준)로 가장 높다”며 “바이오산업 투자 잔액은 7800억원에 이른다”고 말했다. 한국투자파트너스는 미국, 중국, 싱가포르에 현지 법인이 있고 현지 펀드도 운용 중이다. 국내에서 3개국에 진출해 현지 펀드를 운용하는 VC는 한국투자파트너스가 유일하다.
이 회사가 투자해 성장한 대표적인 국내 기업으로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 에이비엘바이오, 아이센스 등이 꼽힌다. 그는 “2009년 처음 리가켐바이오에 투자하면서 국내 첫 항체약물접합체(ADC)에 투자한 VC가 됐다”고 했다.
내년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앞둔 SK플라즈마는 황 대표와 증자 및 글로벌 전략을 함께 짰다. SK케미칼에서 신약 개발사인 티움바이오가 독립하고, 다시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 및 분석(CDAO) 전문기업 프로티움사이언스를 자회사로 둔 것 역시 황 대표의 조언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여태까지 30개가 넘은 바이오기업의 코스닥시장 상장에 참여했다”며 “수많은 대표, 최고재무책임자(CFO)와 새벽·주말을 가리지 않고 만나 협의하면서 성장의 동반자로 함께해온 것에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 회사의 가장 큰 경쟁력은 국내 최대 규모인 50여 명의 심사역이다. 황 대표의 투자 원칙은 “슬라이드를 보고 투자하지 않고 원본 데이터를 직접 분석하고 투자하는 것”이다.
그는 앞으로 포부에 대해 “향후 7년 이내 미국에서도 알아주는 VC, 글로벌 톱티어 VC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1 month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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