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차이 구글 CEO "AI, 제품화 목표한 장기 연구 중요" [송영찬의 실밸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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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05.22 13:21 수정2025.05.22 13:21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가 21일(현지시간) 미국 마운틴뷰 구글 본사에서 열린 개발자대회(I/O)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오른쪽은 엘리자베스 리드 구글 검색부문 부사장. / 송영찬 특파원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가 21일(현지시간) 미국 마운틴뷰 구글 본사에서 열린 개발자대회(I/O)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오른쪽은 엘리자베스 리드 구글 검색부문 부사장. / 송영찬 특파원

“우리는 인공지능(AI)이 모든 일상생활에 적용되는 ‘수평적 기술’ 시대에 발맞춰 미래를 내다보고 여러 분야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21일(현지시간) 자사 개발자대회(I/O)를 계기로 미국 마운틴뷰 구글 본사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AI 연구의 목표가 기존 자사 제품과 앱 성능 향상인지, 아니면 기업과 소비자가 일상생활에서 필요로 하는 제품 개발인지’에 대한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당장은 현실 가능성이 작다는 비판을 받더라도 상용화를 목표로 장기간의 연구를 진행할 때만 진정한 기술 발전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한 것이다.

"사용자 피드백은 연구개발 과정의 일부"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가 21일(현지시간) 미국 마운틴뷰 구글 본사에서 열린 개발자대회(I/O)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오른쪽은 엘리자베스 리드 구글 검색부문 부사장. / 송영찬 특파원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가 21일(현지시간) 미국 마운틴뷰 구글 본사에서 열린 개발자대회(I/O)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오른쪽은 엘리자베스 리드 구글 검색부문 부사장. / 송영찬 특파원

대표적인 예가 로보택시(무인택시) 사업부 ‘웨이모’와 양자칩이다. 피차이 CEO는 “양자 기술과 웨이모는 오랜 연구가 실제 제품으로 탈바꿈한 사례”라며 “오랜 연구를 바탕으로 실제 제품을 개발해 사용자들로부터 피드백을 받는 것은 매우 중요한 과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3년 전까지만 해도 사람들은 웨이모에 대해 비관적이었지만 우리는 전사적으로 R&D 투자를 늘렸다”며 “구글은 항상 기초 과학 연구와 기술을 진행하며 가능한 한 많은 사람에게 제공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장기간에 걸쳐 ‘프로젝트 아스트라’라는 이름으로 진행한 멀티모달 AI 에이전트(비서)도 그가 든 대표적인 예시다. 그는 “프로젝트 아스트라는 정말 오랫동안 우리의 연구 프로젝트였지만, 이제는 ‘제미나이 라이브’로 거듭나 수많은 사람이 사용하고 있다”며 “사람들이 제미나이 라이브를 어떻게 사용하는지 관찰하면서 새로운 연구개발이 이뤄지는 좋은 피드백 사이클이 형성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날 공개한 구글 딥마인드의 연구용 대규모언어모델(LLM) ‘제미나이 디퓨전’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제미나이 디퓨전은 이름 그대로 무작위 노이즈에서 시작해 점진적으로 원하는 결과물을 생성해내는 ‘디퓨전 모델’을 활용한 모델이다. 지금까지 디퓨전 모델은 이미지나 영상 생성 모델에 적용됐는데, 구글은 처음으로 텍스트 생성 모델인 제미나이 디퓨전에 이 방식을 적용했다. 텍스트를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순차적으로 생성하던 기존 모델과 달리 전체 문장을 한 번에 생성해 속도가 빠르고, 생성 과정 중 오류를 즉시 감지 및 수정한다. 피차이 CEO는 “사람들은 어제 주목하지 않았을 수 있지만 제미나이 디퓨전은 우리가 디퓨전 모델의 경계를 완전히 새로운 영역으로 확장했다”며 “여러 점을 고려하면 많은 우리 제품에 흥미롭게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복잡한 스마트안경 기술, 삼성과 협력 이유"

샤람 이자디 구글 XR부문 부사장이 20일(현지시간) 미국 마운틴뷰 구글 본사에서 열린 개발자대회(I/O)에서 공개한 XR 스마트안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구글 유튜브 캡처

샤람 이자디 구글 XR부문 부사장이 20일(현지시간) 미국 마운틴뷰 구글 본사에서 열린 개발자대회(I/O)에서 공개한 XR 스마트안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구글 유튜브 캡처

구글이 장기간의 연구 끝에 상용화를 눈앞에 두고 있는 대표 분야가 확장현실(XR)이다. 지난해 말 삼성전자와 협력해 XR 전용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 XR’과 이를 탑재한 헤드셋 ‘프로젝트 무한’을 개발하고 있다는 사실을 공개한 구글은 전날엔 삼성전자와의 협력 범위를 스마트안경으로까지 확장한다고 밝혔다. 피차이 CEO는 이날 ‘하드웨어 제조 역량이 있음에도 스마트안경 개발에서 삼성전자, 젠틀몬스터 등과 협력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한국경제신문 질의에 “XR 제품은 설계되는 방식이 다양하고 굉장히 복잡한 제품”이라며 “스마트폰을 만드는 것과 유사하게 삼성전자와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대답은 XR 기기에 최첨단 기술이 총망라되는 만큼 기술 수준이 높은 삼성전자와의 협력을 통해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피차이 CEO는 “안경은 제품이 그 자체로 패션 아이템이 돼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어야 한다”며 스마트안경 디자인을 국내 아이웨어(안경·선글라스) 브랜드 젠틀몬스터와 협력하는 이유도 드러냈다. 피차이 CEO는 “우리는 안드로이드 개발의 노력은 생태계와 협업하는 데 집중해왔다”며 “이건 우리가 스마트폰을 만든 방식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AI發 전력난 해소 위해 원자력 투자 확대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가 21일(현지시간) 미국 마운틴뷰 구글 본사에서 열린 개발자대회(I/O)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송영찬 특파원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가 21일(현지시간) 미국 마운틴뷰 구글 본사에서 열린 개발자대회(I/O)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송영찬 특파원

피차이 CEO는 이날 원자력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는 이날 AI 발전에 따른 전력난 해소 방안을 묻는 질문에 “AI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며 원자력을 포함한 재생에너지에 투자할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이어 “우리는 이 때문에 소형모듈원전(SMR)과 지열 발전 등에 투자하고 있다”면서 “2030년까지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전력 상당분을 맞추기 위해 SMR 계약을 체결했다”고 강조했다. 구글은 앞서 지난해 10월 SMR 기업 카이로스파워가 현재 건설 중인 SMR에서 500메가와트(MW) 규모의 전력을 구입하기로 했다.

검색 시장 반(反)독점 재판에 대한 우려에 대해선 “우리는 2000개 이상의 스타트업을 키워내고, 지금도 수많은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는 기업”이라며 적극 반박했다. 시장 독점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게 아니고 오히려 시장 규모를 키우는 데 집중해왔다는 설명이다. 그는 “우린 외부 개발자들도 구글 내부적으로 사용하는 동일한 최신 AI에 접근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럽연합(EU) 규제당국과 지속적인 마찰을 빚고 있는 개인정보보호규제(GDPR)과 관련해서는 “개인정보 보호는 우리 회사가 준수하는 기본적인 가치”라며 “우리는 GDPR을 비롯한 모든 법규를 준수하는 데 매우 헌신적인 자세로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리콘밸리=송영찬 특파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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