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반도체가 절치부심 끝에 되살아났다. 30일 3분기 실적발표에서 삼성전자 DS부문(반도체) 매출은 33조1000억원, 영업이익은 7조원을 기록했다.
직전 분기인 2분기 성적과 비교해보면 상황 변화가 또렷해진다. 2분기 DS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7조9000억원, 4000억원이었다. 영업이익이 한 분기만에 무려 17.5배나 폭증했다. 이익이 급증한 것은 고대역폭메모리(HBM) 최신 모델(HBM3E)의 엔비디아 공급이 주효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HBM3E를 전 고객 대상으로 판매 중”이라고 공식화했다. HBM 글로벌 고객중 엔비디아를 빼고 언급할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에 엔비디아 납품까지 공식적으로 밝힌 셈이다.
HBM3E 공급은 삼성 메모리사업의 부활 뿐 아니라 이번 역대최대 분기실적까지 이끌어냈다. 삼성전자는 HBM 판매가 직전분기 대비 80% 중반(비트 기준)가량 늘었다고 밝혔다. D램 설계 기술까지 바꿔가며 HBM 성능 향상에 집중해온 것이 새로운 전기를 맞은 것이다.
나아가 삼성전자는 4분기는 물론 내년 전망까지 밝게 내다봤다. 컨퍼런스콜에서 “내년 HBM 생산 계획에 대한 고객 수요는 이미 확보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HBM3E 다음인 HBM4에 대한 기대도 확신으로 빠르게 바뀌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이르면 내달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엔비디아의 HBM4 성능평가 결과가 긍정적인 것으로 시장에 알려지고 있다. 차세대인 10나노미터(㎚) 6세대 D램(1c)을 HBM4에 적용한 것이 국내외 경쟁사와 뚜렷하게 차별화되는 기술이기도 하다.
삼성 반도체가 기술력을 바탕으로 공급자와 경쟁 공간을 확보했다는 것은 개별 회사로서 실적 회복과는 차원이 다른 의미를 갖는다. K-반도체, K-HBM 진영의 주도권을 한국이 계속 쥐고 가느냐 아니냐의 문제와도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이번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무대에서도 확인됐듯, 각국은 AI 패권·시장주도권을 잡기 위해 정부·기업이 혼연일체가 돼 움직였다. 한치 양보 없는 싸움이 30일 저녁,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회동에서도 벌어졌다.
삼성전자가 3분기 실적 부활을 넘어 글로벌 AI·혁신 레이스의 주도자로 질주해야 한다. 그래야 한국형 AI 개발, AI 주권도 더욱 공고해질 수 있다.
editorial@etnews.com

1 week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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