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반도체 슈퍼사이클 호기, 잘 살리자

4 weeks ago 5

14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삼성전자의 표정이 밝다. 이달말 실적을 내놓을 SK하이닉스도 분기 영업이익 첫 10조원 돌파가 낙관적인 상황이다.

우리나라 반도체 쌍두마차가 호의적인 조건은 하나도 없는 시장에서 발군의 성적을 만들어가고 있다. 말그대로 고군분투다. 수출 전망, 내수 경기 등 실물 조건은 물론 미-중 긴장 재고조, 유럽발 관세 압박 등 최악의 위기 속 우리 경제가 버틸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주고 있다.

자본시장 분석기관의 전망치를 종합하면 삼성전자 반도체부문인 디바이스솔루션(DS) 3분기 영업이익은 5조원 내외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지난해 3분기의 3조8600억원에 비해도 두자릿수 이상 성장한 것이고, 바로 직전분기인 2분기 4000억원에 비하면 10배 이상 개선된 수익률이다.

SK하이닉스는 더 좋다. 이번 3분기 SK하이닉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55.3%나 급증해 11조원 가까이에 이를 전망이다. 고대역폭메모리(HBM) 판매 호조를 지속하며 창사이래 처음 분기 영업이익 10조원을 넘기는 경사를 맞을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의 분석에 의하면 당장 글로벌 빅데크들의 인공지능(AI) 투자가 물량전쟁으로 치달으면서 HBM 수요 전망은 여전히 밝게 잡히고 있다. 더군더나 범용 메모리제품 또한 이른바 '슈퍼사이클'에 올랐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HBM에 물량 상 대규모 신규 투자가 이뤄지면, 필수적으로 메모리 수요를 동반하는 양상이기 때문이다. 반도체 시장 기관들은 이같은 수요가 AI 투자버블이란 실질적 확인시까지는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지난달 PC용 D램 범용 제품(DDR4 8Gb 1Gx8)의 평균 고정거래 가격이 전달대비 10.5%나 상승한 것도 이런 분석에 힘을 싣는다.

이같은 K-반도체의 실적고공 행진은 우리나라 산업 포트폴리오의 강점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미국·중국 등이 아무리 AI 주도권을 놓고 신경전을 벌인다 한들, 우리는 우리 산업적 입지를 갖고 대응하면 된다.

우리는 반도체 자체 경쟁력을 무기로 시간을 벌면서 한국형 AI기술, 제조AI 확산, 서비스분야 융합 등을 속도감있게 진척시켜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이 결국은 남들이 하지 않은 시장에 한국이 먼저 안착할 수 있는 길이고, 그것이 바로 수요를 우리 것으로 만드는 첩경인 것이다.

절체절명의 위기속에 맞은 반도체 호조를 우리가 잘 활용해야 하는 이유다.

editorial@etnews.com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