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세운 인공지능(AI) 선도국 목표가 정치적 선언을 넘어 실현의 단계로 넘어가기 위해선 여러 전제조건이 필요하지만, 가장 핵심적인 추동력은 '돈'에서 나온다. 이미 세계적 빅테크기업들이 수천조원, 수경원 이상 투자 레이스에 나선 형국이기도 하다.
우리 AI 구현·육성 방향이 글로벌 빅테크와 직접 맞붙은 거대언어모델(LLM) 중심은 아니라 하더라도 천문학적인 투자는 필수적이다. 더구나 우리는 산업과 연계, AI데이터센터 구축, 거기에 신재생에너지 인프라 같은 새로운 도전에 집중한다.
그럴수록 남들이 하지 않은 분야 신규 대형 투자는 성패를 좌우할 만큼 중요한 문제다. 사실, 정부가 세운 100조원 투자액은 그야말로 기초공사에도 부족한 돈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각) UN총회 참석을 위해 방문한 미국 뉴욕에서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 최고경영자(CEO)이자 세계경제포럼(WEF) 의장인 래리 핑크를 만나 한국에 대규모 직접 투자 의향을 확인한 것은 여러모로 의미가 깊다.
블랙록은 우리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직접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이번 MOU에 따라 블랙록은 한국 정부의 아시아·태평양지역 AI 수도이자 허브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적극 지지하면서, 데이터센터· 신재생에너지 전력망 연계 등 핵심 인프라 구축에 적극 투자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정우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의 관련 브리핑과 글로벌 자산운용 업계의 그간 행보 등을 종합해보면 이렇게 투자되는 규모가 우리 정부 관련 투입액에 육박하는 수십조원 단위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현재 블랙록이 운용중인 자산은 12조5000억 달러로 우리돈 약 1경 7000조원에 달한다.
미국·중국 등 AI 리더국들에 비해 투입 규모로는 상대적으로 초라하기까지 했던 우리로선 커다란 '원군'이 아닐 수 없다. 또한, 블랙록 등 글로벌자금이 이미 경쟁레이스가 한창인 분야 대신 한국이 주도할 수 있는 'AI 융합 모델 산업'에 투자적 관심을 돌린 것은 더큰 의미를 지닌 것이다.
우리는 AI라는 새 집은 짓는데 첫 삽을 떴을 뿐이다. 이제 기둥을 세우고, 대들보를 세우는 데는 전문 인력도 손을 모아야 하지만 결정적으론 해당 집 건축비의 60~70%의 자금이 집중적으로 투입돼야 한다.
블랙록과의 협력이 실질적 투자까지 이어져, 글로벌 자본과 한국형 AI가 함께 성공하는 모델을 완성해가길 기대한다.
editorial@etnews.com

1 month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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