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동아 차주경 기자] 아름답게 잘 꾸민 공간은 그 자체로도 사람을 사로잡는다. 여기에 눈과 귀를 사로잡는 콘텐츠를 더하면 공간의 매력은 배가된다. 2024년 첫 막을 연 순천의 ‘글로벌 콘텐츠 페스티벌(All Content Garden, 이하 올텐가)’이 이를 증명하는 대표 사례다.
1회 올텐가는 크기 6만 평에 달하는 도심 속 정원인 순천 오천그린광장에서 열렸다. 앞서 2023년, 오천그린광장이 자리 잡은 우리나라 제 1호 국가정원에서는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열렸다. 이 곳에 세계 각국의 관람객 1000만 명이 찾아온 덕분에 순천은 ‘세계 대표이자 모범 정원 도시’라는 찬사를 받았다.
이어 순천시는 각종 콘텐츠를 정원과 융합한 문화 콘텐츠를 앞세워 ‘세계 문화산업 도시’로 발돋움할 계획을 세웠다. 1회 올텐가는 이 계획의 시작이다. 2024년 11월 1일부터 11월 3일까지 3일간 순천만국가정원 내 정원워케이션, 어울림도서관, 오천그린광장&그린아일랜드 등지에서 열린 1회 올텐가에 순천시는 다양한 콘텐츠를 모았다.
1회 글로벌 콘텐츠 페스티벌(올텐가) 현장 / 출처=순천시청
1회 올텐가의 주안점은 ‘가상 공간에서 즐기던 문화 콘텐츠를 남녀노소 누구나 현실 공간에서 즐기게 하는 것’이다. 그 일환으로 먼저 개막식을 드론 2025대를 활용한 드론 쇼로 구성해 관람객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유명 연주자를 섭외해 애니메이션 OST(음악) 공연을 펼치기도 했다.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 ‘티니핑’의 노래를 관람객이 함께 부르며 즐기도록 유도한 싱어롱 쇼도 열띤 호응을 얻었다.
1회 올텐가에서는 ‘아기공룡 둘리-얼음별 대모험’과 ‘스즈메의 문단속’, ‘사랑의 하츄핑’ 등 인기 애니메이션의 상영회도 열렸다. 행사장 곳곳에는 애니메이션 ‘아기공룡 둘리’와 ‘월리를 찾아라’, 게임 ‘쿠키런’, 만화 ‘공포의 외인구단’과 함께하는 캐릭터 전시 공간이 세워졌다. 세계가 주목하는 웹 툰과 애니메이션 작가가 되기를 꿈꾸는 관람객을 위한 초청 강연도 돋보였다. 강연 연사로는 인기 웹 툰 ‘미생’과 ‘이끼’의 작가인 윤태호, 미국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픽사(PIXAR)에서 역량을 발휘한 에릭 오(Erick Oh)가 나섰다.
1회 올텐가 행사장을 채운 콘텐츠들은 남녀노소 누구나 재미있게 즐길 만한 것들이다. 순천시는 이어 기업을 위한 비즈니스 마켓과 투자 설명회, 학생을 위한 토크 콘서트와 애니메이션&AI 공모전을 열었다. 전자는 우리나라 내외 문화 콘텐츠 업계 종사자들의 교류와 동반 성장의 장으로, 후자는 학생을 포함한 예비 창작자들이 작가라는 꿈을 현실로 이루도록 돕는 교육의 장으로 각각 꾸며졌다.
덕분에 1회 올텐가는 관람객과 업계로부터 많은 호평을 받았다. 사흘간 행사장을 찾은 관람객의 수만 20만 명에 달했다. 대규모 정원과 인기 콘텐츠를 융합한 전시 공간 덕분에, 순천시의 새로운 비전인 ‘세계 문화산업 도시’를 우리나라 내외에 설득력 있게 알렸다는 평가도 나왔다. 각계각층의 관람객들도 드론 쇼, 콘텐츠 전시장과 체험 공간에 많은 관심을 나타냈다. 1회 올텐가의 내빈인 미카엘 마린 프랑스 안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 조직위 총괄도 “순천에서 보고 느낀 모든 것이 굉장한 경험이었다. 또 한 번 순천을 찾고 싶다.”고 밝혔다.
1회 올텐가의 성공에 고무된 순천시는 콘텐츠의 양과 질을 모두 강화한 2회 올텐가를 기획했다. 이번 행사는 10월 17일부터 10월 19일까지 3일간, 오천그린광장과 그린아일랜드, 정원워케이션을 비롯한 클러스터 일대에서 열린다. 먼저 핑크퐁과 스머프, 벨리곰 등 인기 캐릭터를 포함한 콘텐츠 IP(지식재산권) 체험 공간의 종류를 넓힌다. 전시·체험관뿐만 아니라 캐릭터와 함께 걷는 가든 워킹, 캐릭터를 소재로 한 특화 미식 공간을 마련한 것이 사례다.
1회 글로벌 콘텐츠 페스티벌(올텐가)를 소개하는 노관규 순천시장(왼쪽) / 출처=순천시청
애니메이션 OST 오케스트라 와 캐릭터 드론 쇼, 기업 대상 투자유치 상담회·피칭과 1:1 비즈니스 미팅 등 관람객을 사로잡은 행사들의 규모 역시 더욱 커진다. 이어 6만 평 규모의 도심 광장을 활용해 풍선 체험, 콘텐츠 지식을 전하는 아카데미, 우리나라 서브컬처의 대표 축제 일러스타페스 등 새로운 행사도 운영한다. 순천시는 대표 캐릭터인 ‘루미’와 ‘뚱이’를 활용한 지역 브랜딩과 콘텐츠 산업 발굴 사례도 공개한다.
노관규 순천시장은 “올텐가는 다양한 콘텐츠를 향유하는 장이자, 이 부문의 산업 역량을 강화하면서 콘텐츠로 일하기 좋은 도시로 발돋움할 수단이다. 콘텐츠 기업과 예비 창작자, 학생 등 관계자들의 많은 관심을 바라며 이들 모두와 콘텐츠산업 중심 도시 순천의 미래를 함께 그렸으면 한다.”고 밝혔다.
IT동아 차주경 기자(racingca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