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형님 오상욱·구본길 "'어펜져스' 세계 정상 되찾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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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욱 AG '2연속 2관왕'·구본길은 '한국 선수 최다' 7번째 금메달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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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길과 오상욱

[SKT·대한펜싱협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진천=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내년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까지 이어질 2025-2026시즌을 앞둔 펜싱 국가대표팀에 든든한 두 명의 '형님'이 돌아왔다.

지난해 파리 올림픽에서 한국 펜싱 사상 최초로 개인·단체전을 석권하며 2관왕에 오른 남자 사브르의 '에이스' 오상욱(29·대전광역시청)과 대표팀의 맏형 구본길(36·부산광역시청)이다.

파리에서 박상원(대전광역시청), 도경동(대구광역시청)과 올림픽 단체전 3연패라는 대업을 이룬 이들은 지난 시즌엔 대표팀에 합류하지 않은 채 재충전의 시간을 보내고 이번 시즌 다시 태극마크를 달았다.

2010년대 들어 세계 최정상급의 기량을 뽐내며 '어펜져스'(펜싱+어벤져스)로 불린 남자 사브르 대표팀은 세대교체 시기 중 오상욱과 구본길이 모두 자리를 비우며 지난 시즌 아성이 흔들렸다.

올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단체전 입상에 실패했고, 지난 4년 연속 정상을 지켜오던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도 일본에 금메달을 내준 채 은메달을 획득했다.

장기간 1위를 달려온 단체전 세계랭킹도 현재는 5위로 떨어졌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구본길 금메달), 2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오상욱 금메달) 때 연이어 개인전 결승에서 맞붙고 단체전에선 연속 우승을 합작한 오상욱과 구본길의 복귀는 내년 아시안게임을 준비하는 대표팀에 천군만마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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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는 오상욱

[SKT·대한펜싱협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8일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만난 오상욱은 "팀 랭킹이 좀 내려갔는데, 다시 하나로 뭉쳐서 정상의 자리로 올라가는 것이 목표"라며 "아시안게임 2회 연속 2관왕을 향해 준비하겠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그는 "어린 선수들이 외국 대회에 갔을 때 제 실력이 안 나오기도 하고 경험도 부족했던 것 같다. 그들이 올라올 수 있게 (구)본길이 형과 조언해주며 함께 잘할 수 있으면 좋겠다"면서 "정상은 지키기도, 되찾기도 쉽지 않지만,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입촌 후 2주 남짓 강도 높은 훈련에 입이 부르튼 오상욱은 "현재 컨디션은 80∼90% 정도"라며 "선수촌에 돌아오니 다시 짜인 틀 속에서 사는 것이 힘들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지금처럼만 운동한다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

구본길에겐 '7번째 아시안게임 금메달'이라는 목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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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하는 구본길

[촬영 최송아]

항저우 대회까지 금메달 6개를 따내 한국 선수 역대 이 부문 최다 공동 1위가 된 그는 은퇴 고민까지 했으나 7번째 금메달의 새 역사를 향해 마지막 도전을 결심했다.

"어린 선수들의 열정을 따라가려니 솔직히 엄청나게 힘들다"며 너털웃음을 지은 구본길은 "제가 선택한 일이니 견디면서 하고 있다. 동생들 덕분에 제 열정도 끓어오르는데, 아시안게임까지 열심히 해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아시안게임에 가려면 일단 월드컵과 그랑프리 대회를 통해 세계랭킹을 올려야 한다"면서 "눈앞에 가장 먼저 있는 대회부터 하나씩 모든 것을 쏟아부을 것"이라고 의지를 불태웠다.

이어 구본길은 "선수촌 밖에 있으면서 그동안 제가 해온 것 외의 펜싱을 연구하다 보니 다른 게 있다는 걸 깨우친 것 같다. 그런 것을 바탕으로 여기서 최고의 선수들과 훈련하니 펜싱을 새로 시작하는 것 같아 재미있다"면서 "성적을 떠나 후회 없이 마지막으로 모든 것을 쏟아내겠다"고 밝혔다.

이미지 확대 박상원(왼쪽에서 4번째)과 구본길(5번째), 오상욱(가운데), 도경동(오른쪽에서 두 번째) 등 남자 사브르 대표팀[SKT·대한펜싱협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박상원(왼쪽에서 4번째)과 구본길(5번째), 오상욱(가운데), 도경동(오른쪽에서 두 번째) 등 남자 사브르 대표팀[SKT·대한펜싱협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믿는 구석'이던 두 명의 형이 한 번에 빠지면서 쉽지 않은 지난 시즌을 보낸 후배들도 어깨에 얹힌 부담감을 한결 덜어내며 새 시즌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남자 사브르 차세대 간판으로 꼽히는 박상원은 "형들이 없는 동안 힘들었는데, 반등할 기회가 생긴 것 같아서 기쁘다. 형들이 믿고 따라오라고 말해준다"면서 "개인적으로는 경기 중 흥분을 많이 하는 편이라 차분해지고자 호흡에 중점을 두며 시즌을 준비했다. 각오를 단단히 해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다짐했다.

파리 올림픽 단체전의 '깜짝 스타' 도경동도 "형들이 다시 입촌하면서 분위기가 좋아졌고, 여러 조언을 받아 더 열심히 기술을 연마할 수 있다"면서 "지난 시즌 세계랭킹을 10위권(현재 14위)까지 끌어올렸는데, 이번 시즌에 더 올리고 싶다"는 목표를 전했다.

songa@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5년10월28일 16시03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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